알랭드보통, 뉴스의 시대

The News, 언론에 대한 통찰

by 민진킴

- 앞의 책과 마찬가지로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고싶었던 때라, 유심히 도서관 서가를 살피고 있었는데 '뉴스의 시대'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앞 커버를 보니 정갈한 글자의 'The News'라는 글자가 있었고, 필기체로 휘갈긴 Alain de Botton 의 서명도 맘에 들었다. 책을 휘리릭 넘겨보니 책 안쪽도 심플한 커버만큼이나 깔끔했다. 이 책을 읽기로 했다.

- 결론적으로 이 책은 '뉴스는 어떠해야 한다!'라고 외치고 있다. 정치뉴스, 경제뉴스, 재난뉴스 등에서 뉴스가 가져야 할 태도를 적어놓았다. 주옥같은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공감이 되는 말들도 많고, 현실을 너무 정곡으로 찔러서 암담하고 답답한 기분도 든다. 가끔 너무 유토피아적인 말을 해서 허망해질때도 있다. '과연 그런것이 존재하기나 할까?'라며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 언론은 결코 민주주의의 부수적 존재가 아니다. 언론은 민주주의의 보증인이다."


- 최근 쏟아져 나오는 경악스런 뉴스들을 보면 사건 자체도 관심이 쏠리지만 언론이 가져야 할 태도나 그들의 존재이유에 대해서도 논하는 글도 종종 눈에 띈다. 그런 의문을 가지는 사람에게 꼭 권해보고 싶은 책이다.

알랭 드 보통은 책에서 " 저널리즘은 세상사를 조사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욕망을 품고 시작돼야 한다. " 라고 말했다. 타 언론사들은 JTBC가 터트린 특종을 보고 경쟁심이 생겼는지, 연일 '특종', '속보'를 남발하며 우리의 시선을 끌려고 한다. 과연 그들이 가진 저널리즘엔 세상사를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을까 의문이다. 이미 모든 취재를 끝내놓고 터트리지도 못하고 꽁꽁 숨기고만 있었던 모 언론사의 태도를 보며 우리나라의 언론은 저널리즘이 아니라 그저 정치도구로밖에 사용되지 못한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사실 이 책은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 읽었던것인데, 책을 읽으며 기록해뒀던 책 속의 말들을 다시 읽어보면서 우리나라의 상황에 투영시켜보니 '가관'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비단 이 문제뿐만이 아니었다. 어렴풋이 생각했지만 말이나 글로 옮기지 못했던 생각들을 아주 명확하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몇몇 부분에선 2차원의 사각형이 3차원의 직육면체로 보이게 하는 시각을 제공한다. 사건에 대한 깊이를 제공하는 것이다. 나는 늘 넓게만 보면 충분한 줄 알았는데 (사실 넓게 보는 것도 잘 못한다. 넓게 본다고 생각(착각)하지만 나는 늘 우물 안 개구리다.) 사람의 통찰력을 판가름하는 것은 깊이이다.


- 태어나서 이렇게 '정독'했던 책은 처음이었다. 반 정도를 읽고 나서 뭔가 계속 놓치는 느낌이라 필기를 하며 한 번 읽고, 또 한 번 빠르게 내용을 훑었다. 정말로 공부하는 느낌으로 읽으니 그제서야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한편으론 그의 글을 왜 싫어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가볍게 읽으려하면 정말 읽히지가 않는다. 분명히 읽고 있는데 머릿속에서 글을 토해낸다.


하지만 열심히 읽다보니 그의 깊은 통찰력에 대한 감탄, 나의 무지에 대한 한심함, 새로 알게 된 것들에 대한 즐거움 등등이 섞여 나도 모르게‘아-’하고 탄식을 내뱉을 때가 있었다.


그는 언제나 본질을 짚어낸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사랑에 대한 본질을, ‘뉴스의 시대’는 뉴스 및 언론에 대한 본질을 꿰뚫고 있다. 다음은 어떤 본질에 대해 읽어볼 것인지 고민을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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