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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놀 Dec 10. 2021

게발선인장

제나 이야기


게발선인장          



헤치지 않아, 

나는 가시가 없어

아프지 않아, 

만져봐 

  

내가 해에게 도착하는 방법은

옆으로 걷는 거지     

오래전부터 나는 

옆으로 자랐어

땅이 품은 공기는 

왜 항상 차가운 걸까?

     

어쩌다 꽃을 피우는 건

가문의 영광이지

네가 꽃을 피우다니

꽃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지 마

나는 꽃이야

꽃은 운명이야   

   

운명은 바꾸는 거라고 말하지 마

신선하지 않아

옆으로 몸을 뻗어 

바닥에 떨어지는 먼지 같은 햇살을 

모아봐 

운명을 믿게 될지 몰라    

 

세상은 보이는 것과 달라

슬픔의 꽃도

피고, 지고 

위로, 아니고 아래로,

옆으로

피는 꽃도 있지  

   

가시는 없어

나는 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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