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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놀 Dec 06. 2021

월요일이 청구했다

 옥희 이야기


월요일이 청구했다     



월요일이 청구서를 보냈다

애벌레처럼 동글동글한 몸매에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청구서를 내밀고

사인을 해달란다

웃었다

‘느긋하게’?

뭐라니, 하면서도 

사용해 보기로 한다

느긋하게 먹고 마시고 걸었다

느긋하게 컴퓨터를 켜고

느긋하게 스트레칭을 하며

일을 시작했다

‘느긋하게’가 점. 점 맘에 들었다

월요일에게 문자 했다

느긋하게

화요일엔 무엇을 청구할 거냐고

화요일엔 '곰곰이'

수요일엔 '독창적으로'

목요일엔 '쉽게'

금요일엔 '수수께끼 풀듯'

토요일엔 '늘어지게'

     

‘좋아요’를 눌렀다

느긋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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