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 이야기
내 친구는 푸른 바다를 눈에 품고 있어요
푸른 바다에서 물고기 잡는 꿈을 꾼대요
낮이나 밤이나 꿈을 꾼대요
배고픈 게 젤 싫대요
꿈을 깨야하니까요
푸른 바다로 가면 되잖아,라고 말하지 마세요
푸른 바다는 너무 멀리 있으니까요
내 친구는 나와 걷는 걸 좋아해요
약속하지 않아도 만나지요
내 친구의 몸속엔 문장이 살아요
나는 그 문장을 읽어요
걸을 땐 평등하다고 느껴,
저절로 만들어지는 리듬이 좋아, 이게 삶인가 봐
밤의 달콤한 우울이 나의 양식이야
달은 선해 보이지, 별도 선할 거야
집이 없어도 잠은 달아
내 친구는 집이 없어요
푸른 바다를 눈에 품고 있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요
어제까진 공원의 서쪽 은행나무 아래였는데
오늘은 동쪽 소나무 숲 아래로 가고 있어요
달은 선해요, 별도 선하겠지요
집은 없어도 단잠을 자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