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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말하는 무생물, 리질리언스

<화성으로 간 로버 이야기> / 재스민 왈가 / 양철북

by 미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혼자 화성에 남게 된 우주인 마크 와트니의 생존기를 그린 영화 <마션>, 2050년 화성 탐사를 위해 떠난 우주인 난영과 지구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제이가 함께 성장하는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화성’이다. 이렇게 우리는 화성으로 가는 우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해 왔다.


이번엔 조금 특별한 주인공을 소개한다. 재스민 왈가의 소설 <화성으로 간 로버 이야기>의 리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리지의 이름은 복원, 회복을 뜻하는 리질리언스, 화성 탐사 로봇 로버이다.


리지의 시점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리지의 탄생부터 화성 탐사, 귀환까지의 일대기를 다룬다. 리지는 로봇이지만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면서 점점 ‘감정’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인간의 감정은 화성 탐사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동료 로버 저니의 충고에도 리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꼼꼼히 기록하고 학습하며 화성으로 갈 준비를 한다.


감정을 느끼는 로버, 리지의 목표는 화성 탐사를 완벽하게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는 ‘가치 있는 로버’가 되는 것이다.


커리지의 사진을 찍었다. 지휘 본부로 보냈다. 그리고 내 사진도 찍었다.
내가 묻고 있는 것을 지휘 본부가 이해할지 궁금했다.
나도 이렇게 끝날까요?
이것이 내 질문이었다. P.238


책을 읽다 보면 리지의 감정이 그대로 와닿아 리지가 로버라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데 나는 리지에게서 외로움에 대한 감정을 많이 느꼈다. 자신의 가치와 자신의 쓰임에 대해 수없이 질문하고 결과를 도출해 내지만, 정작 상대방에게서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는 공허한 리지의 모습이 안쓰럽게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리지는 외롭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막막한 상황에서도 답을 기다리기보단, 답을 찾아 나서는 리지. 행복하다는 인간의 감정이 어떤 건지 아직은 모르지만 ‘행복’을 알기 위해 답을 찾아가는 리지의 여정이 독자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이유는 희망일 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게 좋아. 하지만 언젠가, 지구로 돌아가면 내가 행복이라는 인간의 감정을 느끼리라는 것을 알아." P.164


모두의 기대와 희망을 안고 화성으로 출발한 리지는 과연 무사히 화성 탐사 임무를 마치고 바라던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지구로 귀환할 수 있을까?


<화성으로 간 로버 이야기>를 통해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로버 리지의 여정을 함께하면서 희망을 잃지 않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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