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도시의 무의식을 읽으러 온 자들

1부. 미세스 미오의 거실 — 빛의 부르심

by 혜윰의 해밀

제2장. 도시의 무의식을 읽으러 온 자들

1부. 미세스 미오의 거실 — 빛의 부르심


대림 1주의 오후였다.

미세스 미오는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에 작은 오너먼트를 하나씩 달고 있었다.

45년 동안 이 시기가 오면 어김없이 틀어온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 A단조가 전축에서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턴테이블 위로 바늘이 닿는 순간, 검은 표면을 스치며 번져나가던 미세한 빛의 떨림.

그 진동은 매년 대림이 오면 찾아오던 그녀만의 ‘영혼의 계절’을 조용히 깨우곤 했다.


트리 꼭대기에 마지막 별을 달기 위해 탁자 위로 올라섰을 때였다.

휴대폰 화면이 희미하게 깜빡였다.


그녀는 별을 우듬지에 정확히 매단 뒤 천천히 내려와 휴대폰을 들었다. 그리고 화면에 떠오른 제목을 읽었다.

순간 주변의 모든 빛이 아주 잠깐 멈춘 듯했다.

“별장 도시, 동결된 지하에서 주검 6구 발견…

또 다른 두 사람의 사망도 확인.”


그 문장은 겨울 공기보다 더 차가운 떨림으로 그녀의 내면 깊은 곳에 파문을 일으켰다.


설명할 수 없는 종류의 울림.

빛 아래를 오래 걸어온 이들만이 아는, 말보다 먼저 오는 부르심에 가까운 감각.


그녀는 조용히 숨을 고르고 중얼거렸다.


“…가야겠어.”


그 말은 결단의 언어가 아니라

어딘가에서 밀려오는 징표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순간,

소파 위에 걸쳐둔 낡은 알파카 코트의 밑단이 트리의 전구빛에 흔들리며 그녀의 시선을 끌었다.

겨울마다 꺼내 입던 25년 묵은 코트.


그녀는 코트를 걸쳐입고 겨울용 팰트 버킷 모자를 쓴 뒤 가방을 챙겨 든 채 집을 나섰다. 역시 오래된 가죽 가방 한쪽에서는

살짝 튀어나온 융의 책 모서리가 은근하면서도 분명한 방식으로

그녀의 취향과 영혼의 방향을 드러내고 있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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