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전히, 에메랄드 빛 속에서...

제주도의 추억

by JinSim






휴가차 다녀온 제주 2박 3일의 여행.


길다면 긴 시간지이지만,

돌아오는 길은 얼마나 아쉬움이 남던지...

마음은 여전히 그 바닷가로 향한다.


자주 가질 수 없는 시간이라 좀 촉박한 일정으로 두 눈에 담뿍 담아 오려했는데,

그게 오히려 아쉬움으로 남을 줄이야...


아쉬운 마음에 나의 노트에 제주의 에메랄드 빛 바다를 담아본다.


민트색과 짙은 회색의 조합이 다시 제주의 그 바닷가로 안내한다.

뭉개지는 오일파스텔의 질감이 더 깊게 만들어 준다.


동글동글 부드러운 선으로 겹겹이 쌓아가는 컬러에 내 마음을 담는다.


오일파스텔 / 습작노트(20*15)







나의 제주여행은

그린, 민트, 그레이, 블루



수십 장의 사진이 남겨져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나의 경험.

나의 느낌.


긴 시간을 내 곁에서 함께 해준 고마운 그가 있었고,

아름다운 숲 속에서 우연히 만난 아기 사슴 한 마리도,

유쾌한 술 한잔과 술꼬장이 있었고,

따스할 것 같았지만 발을 담그는 순간 저릿하게 시려오던 깨끗한 바다도 있었지.


여행에서 얻은 나만의 기억.

좀 더 나만의 것으로 기억하고 보관하고 싶은 욕심.


기억
우리는 소유양식으로 기억할 수도 존재양식으로 기억할 수도 있다.
기억작용의 두 형태는 우리의 기억이 연결되는 방식에 따라서 본질적으로 구분된다.
...
존재양식으로의 기억은 능동적 활동이다. 말, 사상, 장면, 그림, 음악 같은 것은 능동적 활동으로 우리의 의식 속에 환기된다. 우리가 떠올리려고 하는 구체적 단일사실과, 그것과 연관된 다른 여러 사실들 사이에 접속이 생기는 것이다. 이 경우에서의 기억의 연결은 단순히 기계적이지도 순전히 논리적이지도 않은, 바로 살아있는 방식이다.
...
존재적 실존 양식에서의 기억행위는 일찍이 보았거나 들었던 것을 소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재창조되어 소생되어야 한다. 이 일은 항상 쉽지만은 않다. 그 얼굴이나 풍경을 뚜렷이 기억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충분한 집중력을 가지고 눈여겨보아 둔 과거의 경험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런 종류의 기억작용이 완전히 성사될 경우, 나의 기억 속에 환기된 어굴의 주인공은 생생하게 현존하게 되며 풍경도 실제로 눈앞에 있는 듯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소유냐 존재냐 / 에리히 프롬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어서 빠져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