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쓴다는 건

7. 소회 : 글쓰기를 마치며...

by JinSim


"선생님은 장래희망이 뭐예요?"

"장래희망?"


열 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가 쉰을 앞둔 나에게 장래희망을 묻는다.


"나의 장래희망? 그게 뭘까?"

"나는 알아요. 선생님은 그림작가가 되는 거죠?"

"이야~ 어떻게 알았지? 선생님은 그림, 작가가 되고 싶어"


아이의 입을 통해 듣는 내 꿈은 잠시 멈칫했지만,

의외로 또렷하게 보였다.

내 마음속 어딘가에 있던 꿈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이번 글은 이상하게도 시작이 어려웠다.


벌써 마지막 글이라는 아쉬움 때문인지,

7주 동안 내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조금 길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긍정적인 변화는 느꼈지만 한계도 보인 그런 시간.

성장과 좌절이 동시에 찾아오는 조금은 낯설고 정직한 시간이었다.


사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보다 깊어졌고,

의도적으로 더 오래 깊숙하고 세밀하게 관찰하려고 애썼다.


나는 알고 있다.
죽고 싶지만 실은 죽고 싶지 않은 서로의 진심을 알아줄 사람은 서로밖에 없음을.
내게 손을 건넨 언니들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
얼마만큼의 용기가, 희망이, 사랑이, 내일이, 우리에게 간절한지.
나의 낡은 울타리가 고쳐지기 시작한다. 몇십 년을 움직이지 않던 먹구름이 바람 머금어 저 멀리 날아가자 그 뒤 숨어있던 빛이 나의 가슴에 쏟아진다. 서서히 팽창하는 가슴 두족에는 눈물겨운 따스함이 차오른다.
죽은 줄 알았던 희망들이 햇빛 아래서 무럭무럭 자라나 울타리 안을 빠르게 채운다.
피어난 희망들이 마침내 힘차게 합창한다.

살구 싶네,
살구 싶어라
살구 싶어.

- 자몽살구클럽


쓰고 싶은 마음을 서로 알아보고 모인 우리.

우리는 서로의 문장을 읽으며 각자의 삶을 바라보고 살아있음을 확인했고,

누군가의 고백이 다른 이의 오늘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혼자였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문장들을 함께 발견해 주는 순간,

기쁨과 감사가 자연스레 따라왔다.


성장하고 싶다는 나의 욕구는 충분히 자극받았고,

내 글을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바라보려는 연습도 해볼 수 있었다.


함께 쓴다는 것은

서로의 등을 조용히 밀어주는 일,

각자의 가능성을 대신 발견해 주는 일,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다시 꿈을 말할 수 있게 되는 일이 아닐까.


든든했고, 고마웠다.

그래서 이 시간은 오래 마음에 머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