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리고 겨울

by 미르

2학기 개학을 하고 난 시간은

시험 대비로 빠르게 흘러간다.


특히 중학교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시험이라는 제도에 발을 내딛는 1학년들.

부디 첫 시험에 좌절하지 않기를 바랐다.


방과 후 수업이라는 특수성.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았다.


1학기 첫 시간.

간단한 쓰기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알파벳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중학생들.


멋진 서명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기체를

알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인쇄체 대문자, 소문자 쓰기부터 시작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라 하더라도

간단한 문장 정도는

손으로 쓸 수 있기를 바랐다.


알파벳을 제대로 모르는 학생들이

단어, 문장을 넘어 시험을 치른다.

거대한 산을 홀로 넘어가는 셈이다.


쓰기에 공을 들이느라

속도가 안 나서 힘들어하는 학생들.

달래고 달래서

중간중간 쓰기를 넣었다.


그리고 단어.

공부에 익숙한 학생들이라면

단어 몇 십개 정도는 금방 외울 것이다.


하지만 방과 후 학생들은

단어의 얼굴을 찬찬히 자세하게 하나하나

보여 주어야 했다.


그리고 단어들의 합, 문장으로 넘어가고

해석의 기술을 익혔다.


중간중간 문법이라는

들어도 잊어버리는 과정을

지루하게 반복 또 반복했다.


중간고사의 계절, 가을.


이제 곧 겨울이다.

기말고사의 계절이 다가온다.


기말고사를 대비하기 위한

기차에 또 탑승하려 한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나면

나의 1년 계약은 끝이 난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벌써 추운 겨울을 떠올리고

나와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학생이 있었다.

기특한 녀석이다.


이렇게 헤어짐이 있으면

또 다른 만남이 있을 터이다.


혹시라도 아는가.

다음 해에 재계약이 이루어져서

다음 학기에 또 만나게 될지.


설령 나와 만나지 못하더라도

다른 멋진 선생님을 만나서

또 다른 방식으로

좋은 만남을 가질 것이다.

그럴 것이다.


나도 물론 또 다른 만남을 가지겠지.

그 만남이 어떨지 모르겠다.


다만 새로운 만남에 설레고 기뻐하며

학생들이 더 나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게

나의 일을 할 것이다.




지금까지 <모나미 선생>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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