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의 큰 그림

두꺼비는 독이 있다

by 미르

저녁 강변길을 산책하는데 사람들이 모여 한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철퍼덕'하고 무엇인가 움직이고 있었다. 반사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었다. 어른 주먹보다 더 큰 두꺼비다. 폴짝폴짝, 팔짝팔짝이 아니라 철퍼덕 엉금엉금 기어간다.


개구리보다는 열 배나 넘는 듯한 몸집과 갈색의 어두운 몸 색깔을 보면 개구리와 닮았다 뿐이지 고양이와 호랑이만큼이나 천지 차이다. 고양이를 닮은 호랑이는 귀여운 구석이나 있지. 이 두꺼비의 모습은 청개구리의 연두 연두한 색깔에 귀여운 방울이 달린 듯한 물갈퀴가 달린 손가락이랑은 아예 상상이 안 된다.


귀여운 방울.

귀여운 방울이 달린 청개구리 손가락을 닮은 쇼트트랙 선수들의 '개구리 장갑'.

코너를 돌 때 마찰력을 줄여 주는 귀여운 개구리 장갑.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져 지금은 전 세계 쇼트트랙 선수들이 사용하는 개구리 장갑.

동물이 스포츠의 세계로 들어갔을까,

스포츠가 동물의 세계를 걸어왔을까?

같이 구경하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독이 있다'라며 조심하라고 한다.

두꺼비에 독이 있다고 하니 작은 생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독을 하나씩 갖고 있어야 하나?


생각보다 몸피가 두툼한 두꺼비를 보고 바로 든 생각이 콩쥐팥쥐 옛이야기에 나온 두꺼비였다.

금이 간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워야 하는 콩쥐를 돕는 두꺼비.


저 튼튼한 몸으로 금 간 곳을 꽉 막으면 잘 막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잠깐,

두꺼비에게 독이 있다는데?

그럼 물속에 독을 풀어놓으려는 두꺼비의 큰 그림인가?

잠시 새로운 콩쥐 팥쥐 이야기의 결말을 생각해 보았다.

정말 기특한 두꺼비인데?


독은 위기에 처할 때 내뿜고 평소에는 아주 좋은 이미지로 알려져 있다.


떡두꺼비 같은 아들.

은혜 갚은 두꺼비.

유명한 주류의 파란색 두꺼비.


사람들이 아주 좋아하는 두꺼비이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좀 무섭고 위협적으로 보인다. 여러 마리가 철퍼덕철퍼덕 다니면 놀랄 듯하다. 알아보니 두꺼비의 독이 몸에 좋다고 사람들이 하도 잡아먹어서 지금은 멸종 위기종이다.


예전에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본 적이 있다.

오래되어 줄거리는 희미하지만 우리에게 친근한 작은 새들이 갑자기 떼를 지어 무섭게 사람들을 공격하는 장면들이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고전 스릴러물의 대가인 감독이 그려내는 새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인간과 단절된 자연의 공포를 우리에게 알려 주며 교훈을 이야기하지만 그저 무서움에 가슴 두근거리면서 영화를 보았던 기억이 있다.


1960년대에 벌써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하다니!

시대를 훨씬 뛰어넘어 인간과 동물의 미래를 예상했구나.


멸종 위기종.


두꺼비는 이제 인간들이 보호해 주어야 할 생명이 되었다.

다음에는 강가에서 두꺼비를 만나면 잡아먹지 말아야겠다.

귀한 생명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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