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보석을 하나씩 만들고 있었습니다

<길거리 동물원> 연재를 마칩니다.

by 미르

하루에 한 개씩 보석을 만들었습니다.


어떤 날은 거칠고 투박하고

어느 날은 매끈매끈

보기에도 흡족한 보석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모인

100개, 200개가 넘는 보석들 중에서

비슷한 색을 지닌 것들을 골라서

브런치스토리로 옮겼습니다.


길게 길게 엮어

목걸이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30개쯤 모아서

기다란 찰랑거리는 목걸이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쓰다 보면 모아지겠지

싶었는데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은

저의 보석 목걸이.


아주 작은 아기에게나 들어갈 법한

15개의 보석으로 만들어진

팔찌 같은 글이 완결되었습니다.


<길거리 동물원>

브런치북 연재를 마칩니다.


길거리라는 말을 쓰기에 애매한

리트리버 두 마리를

우겨서 데리고 왔지만

이제는 놓아주어야 할 때입니다.


브런치북의 마지막이 다가오며

온갖 생각을 다 떠올렸습니다.


길거리 동물원이라는 이름에 맞게

길거리에 나가서 쭈그리고 앉아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개미라도 관찰해 볼까?


어느 날 밤,

강변 산책길에 만난

고양이인 듯했지만

고양이치고는 허리가 길쭉한 것이

수달을 닮은 검은 동물.

나의 눈이 맞다고 우기며

수달에 대한 글을 쓸까?


길거리는 아니지만

동물원에라도 가서

이 책을 이어볼까?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아쉽지만 완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작은 동물들을 관찰하며

그들의 행동에서

오히려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 중의 하나.

저 자신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리버리한 젊은 시기를 지나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누구의 딸, 며느리, 아내, 엄마가 아니라

독립된 나를 알고

생각하게 해 준 아기 청둥오리.


겁이 많아 몰려다니는 참새들을 보고

혼자라도 의연하게

우뚝 설 수 있는 용기를 배웠습니다.


낯선 세상에 갑자기 떨어졌지만

용감히 대항 포즈를 취하는

어린 사마귀에서

포기하지 않는 힘을 배웠습니다.


자기 머리보다도 큰 물고기를

꿀꺽 삼키는 왜가리를 보며

자신의 분수보다 큰 것을

살짝 꿈꾸었습니다.


물고기가

자신의 몸에 붙은 안 좋은 것들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철퍼덕 요란하게

수면으로 점프하는 것을 보고

저도 저의 나약함을

다 떨쳐내 버리고 싶었습니다.


살기 위해 꼬리쯤은 흔들어서

떼어내는 도마뱀을 보면서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어떤 희생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지나치게 화려한 색과 무늬를 가진

무당개구리의 독이

작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었음을 알고

독이 있는 동물들도

다 살아 보려고 애를 쓰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날개가 있음에도

더 좋은 환경을 찾아서 날아가지 않은

이태원의 비둘기들을 보고

오히려

더 나은 것을 위해

훨훨 날아가고 싶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입에 물고

놓지 않으려는 골든 리트리버.


밀당의 고수인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보고

아침에 일어나면

꼭 세수를 하는

부지런한 인간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제 연재를 마칩니다.


이 브런치북은

저에게 작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주부 외에

하나 둘 가지게 된 저의 타이틀에

하나가 더 첨가됩니다.


이제 저는

브런치북 <길거리 동물원>의 저자

미르입니다.


비록 분량은 적으나

완결된 북의 저자입니다.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저의 브런치북의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저의 동물들을

사랑해 주시고 읽어 주신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다른 동물들의 이야기로 만든

보석들을 모아서

기다란 목걸이로 만들어

선보이러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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