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 활공

by 미라



낮의 살점을

발톱 안에 채우고

고대해 온 어스름을 신호로

어둠이 일제히 날아올랐다



까막까막하게 숨 넘어가는

하늘 한 켠으로

아직 태어나지 않은 별들이

세 번도 더 멸망했던 문명의

잊혀진 문자를 독송하면



아우성이 되어가는 어둠은

자신을 빼닮은 것들을 시켜

해독 불가능의 상형문자를 그리며

천천히 날도록 채근했다



어떤 일대기보다도 늙어버린

별자리가 해석을 자처하며

입술을 달싹일 때에서야

어둠은 가까스로

아무데나 내려앉았다









Am Werdersee, Bremen, Germany, Photo by M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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