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왕 SNS관리자 찾습니다.'

캐나다에서 영국여왕 '덕담가'가 불리워지는 이유

by 대륙의 변방

“영국 여왕 SNS 관리자 찾습니다”

한국의 일간지 한국일보에서 흥미있는 한 기사를 보았다. 기사에 따르면, 영국 왕실의 업무를 담당하는 버킹엄궁은 최근 왕실의 SNS 계정을 관리할 ‘디지털 업무 책임자’ 채용 공고를 냈다고.

영국여왕.jpg 아흔살이 넘은 '여왕'포스가 제대로다. (출처. AP연합뉴스)


캐나다에 살고있는 나는 그와 그의 집안 사람들을 한국에 있을 때보다는 자주 가까이 느끼는 처지다. 마치 그 집안의 소식지처럼 보일만큼 'Hello'라는 잡지에서도 그들의 사진과 함께 근황이 자주 소개되는데 여기저기 많이 놓여져 있는 대중잡지니까.


그는 1926년생으로 90세가 훨씬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우선은 아직도 스스로의 힘으로 직립보행을 하는 정정함에다 눈에 여전히 살아있는 총기를 보니 대단하다 싶다. 이것이 하루에도 여기저기서 불리워지는 'God save the queen'의 덕담빨은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만큼. 영국뿐 아니라 이 먼곳 캐나다에서까지 'God save the queen'이 불리워지고 있으니 이는 혹시 널리 불리워 여왕님이 이롭게 된 이치는 아닐런지. 그러면 왜 캐나다에서 영국 여왕 '덕담가'가 불리워지는걸까.


캐나다는 연방정부가 관장하는 관공서나 공공건물에는 현재 영국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의 사진이 걸려있는가 하면 우표나 화폐에도 여왕의 초상이 담겨있다.

출처. WWW.CCICAQ.ORG


이민자가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할 때 영국여왕에게 선서를 하는 절차가 있다고 들었다. 그러면 왜? 더우기 캐나다가 영국의 식민지였다면서 왜 식민모국과 식민지의 나라 사이가 우리와 일본처럼 웬수가 아니냐고. 캐나다인들은 식민사관을 가져서일까? 아님 독립이 덜되어서일까? 도대체 왜?


답은, 영국여왕님은 현재 캐나다의 공식적인 국가원수여서다. 간단히 말하자면, 캐나다는 입헌군주국으로 상징적인 국가원수를 영국여왕으로 두고 캐나다의 공식적인 대표는 Govenor General이 하고 Prime Minister 가 정부조직을 이끌어 실무적인 일을 하는 구조되겠다. 영국역사속 빅토리아 여왕의 생일인 5월24일은 '빅토리아 데이'라 해서 캐나다의 국경일이고 그때가 되면 영국 왕실에서 치르는 그들 조상님 생신 이벤트를 영국뿐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TV에서 생중계 해준다.


카메라가 행사장에 참석한 면면들을 훑을 때, 내 눈에 들어온것은 왕자님 한 분. 그 이름은 찰스 황태자? 또는 왕세자? 어머, 그도 늙고있었다. 왜, 나는 찰스 황태자님을 눈여겨 보는건가. 내가 어렸을 때 이 왕자님이 결혼을 했다. 그 때 우리나라 티비에서도 중계 비슷하게 해주었는데, '세기의 결혼식'이란 제목하에 엄청 센세이셔널하게 다루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평민 출신이라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초점을 맞추어 엄청 오래. 어린 나는 궁금했다. 분명 찰스와 다이애나의 결혼식이라면서 세기는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티비에서 비춰지는 영국 왕실은 어린 내게 그런 위상이었다. 우리는 명색이 대통령이 있는 나라지 왕이나 여왕이 있는 나라가 아니였기 때문에 호기심의 대상으로서. 동화책속에서 보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의 주인공들이, 나와 동시대에 살고있는 진짜 '왕자'와 '공주'의 실체로서 비록 티비속에서지만 보는게 신기하기만 했다.


그 몇 해 전인가는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승마선수로 영국대표로 이 집안의 따님이 출전했는데 당시 중계에서는 선수를 호명할때 꼭 '앤공주'라 부르고 있었다. 앤공주... 아 얼마나 낭만적인 이름인지! 게다가 우덜 어릴적 보던 동화책에 따르면, 말은 마땅히 왕자님이 타고 오도록 되어있는건데 -될 수 있으면 흰 넘으로- 공주님이 직접 말을 타고 스포츠 경기에 출전한다는게 말이 안되게 느껴지면서도 그래서 오히려 신선했던 기억.


그랬던 찰스와 다이애너는 그후로 스캔들이 잦았고 영국여왕의 윤허하에 헤어진 후 다이애너는 비운의 죽음을 맞았다. 원래 'happily ever after'여야 마땅한게 왕자와 왕비인건데 하면서 성인이 된 나는 슬퍼했다.

다이애너비의 사망이후 종종 그의 아들 둘의 소식에도 관심이 가곤 했다. 평범하지 않은 부모아래 어린나이에 세상이 떠들썩하게 알려지며 불행하게 엄마를 잃은 일로 어린 나이에 상처를 어떻게 극복하고 잘 자랐을까 하는 불필요한 오지랖을 발휘하며. 아버지가 된 그 아들들은 또 자신의 아들과 딸을 낳아 영국 국민과 일부 캐나다인들을 자랑스럽고 흐뭇하게 하고 있는것 같다. 나의 지엽적이고도 엉뚱한 관심은, 세기의 결혼식의 주인공이었던 할아버지를 비롯 그의 아들들, 또 그들의 꼬맹이 아들들 모두가 다만 'prince'라는 것.


동북아시아 어느 반도 땅, 왕좌를 두고 피비린내나는 역사속 사연을 많이 가진 백성의 후손으로서, 그런 부분이 궁금해지는거다. 그 많은 후보자들은 과연 어떤 희망을 품고 있을까. 이젠 민주공화국이 된 우리나라에서 일개 재벌집안에서도 가끔 벌어지는 '왕자의 난'같은 소식이 안들려오는걸 보면 영국 왕실의 체계가 그만큼 견고한건지 어떤 연유에서인지 나는 모를 일이다. 아직 영국여왕에게 선서한 바 없는 내게 아무 관계없지만 암튼 여왕님이시여 옥체를 보전하시어 오래오래 강녕하시길.


아울러 이번 구인공고를 통해 '모범적이고 설득력있는 글쓰기와 편집능력으로 SNS 계정을 관리 감독하고 디지털 전략을 개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세간의 이목을 끌어 좋은 평판과 영향을 끼칠' 참 인재가 뽑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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