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이 어른들에 의해 해를 입는 일이 없기를.
새 해가 되었다고 어디선가 닐니리야 니나노 풍악이 들려오는 건 아니다. 올해만큼은 걸러주십사 통사정에도 불구하고 통제선 바로 앞에서 바글바글한 인파들이 환호하듯, 떠오르는 해에 폭죽이 절로 터져주는 것도 아니다. 참 희한하지, 사람들이 좋은 염원을 하고싶어하니 궂은 일들은 잠깐 주춤할 수도 있으련만 새 해 첫날부터도 이런저런 소식은 채워진다. 누군가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소식도 그대로다.
한 해를 돌이켜보는 시점이 되면 내가 살아온 수십년 동안 상투적인 표현도 그대로인데, 바로 '다사다난'. 어쩌면 그게 세상사의 본질이라서인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한 해를 통째로 앞두고 있지만 우리는 짐작할 수 있지 않겠나. 결국 끝지점에선 역시 '다사다난'할 것을.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채울 거짓과 비리도 여전할테고 여러 분야의 폭로, 유명인이 sns에 말 잘못해서 논란이 일고 사과를 하고, 또 누군가는 잘나가는 김에 제동을 못해서 결국 망신속에 '모든 걸 내려놓'는 선언을 하겠지.
그런데 정말 정말 보고 싶지 않은 뉴스는 아이들 관련된 뉴스다. 어린아이들이 사악한 어른들에 의해 해를 입는 사건뉴스. 부모라는 인간들에 의해 방치되고 학대당하다 목숨까지 잃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로 더는 분노하지 않았으면.
'헨델과 그레텔'. 나는 그것이 왜 동화인지 모르겠다. 헨델과 그레텔 하면 얼른 과자집이 떠오르고 버림 받으러 가는 길에 빵 부스러인가를 떨어뜨려 길을 표시하는 어린이의 재치?, 마녀 딱 요정도였다. 과자집이 등장하니 상당히 아동스러움을 더했고 그래서 동화가 되어 아이들에게 읽혔던 것일까. 알고보니 순 아동학대 잔혹동화이구만. 숲속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살해당할뻔한 이야기에 대해 실제 아이들은 어떤 느낌을 갖는지 내가 어릴때는 물론 내 아이들이 어릴때의 반응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새엄마는, 아이들을 가난한 형편에 내 먹을걸 빼앗아가는 존재로 인식해 갖다버리자고 남편을 종용했고,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재물까지 획득한 아이들은 아빠를 찾아 이미 죽어버린 새엄마 빼고 셋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여기에서 가장 나쁜 인간은 아빠다. 그가 아내의 종용에 망설이고 처음 아이들을 숲에다 버리고 와서 '한시간도 행복하지 않은' 것을 결코 사랑이라고 볼 수 없다. 부성애가 아니다. 그냥 나약하고 중심없는 사람의 비겁함이다. 새엄마, 마녀, 아이들, 아빠라는 등장인물중 한게 아무것도 없는 인간은 아빠다. 아이들에게 생기는 불행한 사건에는, 나쁜 가치관에 의해 악한 행동을 하는 어른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뭐가 잘못된 건지 도무지 판단할 줄 모르는 멍청한 인간이 있을때 성립되는 것 같다.
이처럼 자신의 행복에 걸림돌로 인식해 아이들이 맞아죽는 사건을 우리는 보았다. 지독한 가난으로 부모는 생계에 몰입하느라 아이들이 방치되다가 불에 타죽고 다치는 경우도 보았다. 스쿨존이라면서 부주의한 운전자에 의해 아이들이 차에 치어죽는 사건도 보았다. 그뿐인가. 부모 욕망의 대리 충족의 수단이 되어 상처를 입으며 하루하루 힘겨운 아이들 이야기는 이미 일상이 아닌가.
새 해가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동화같은 살판나는 세상이 펼쳐질리는 없을테고, 바라는건 딱 하나, 어른들 잘못이나 나쁨으로 아이들이 다치고 죽는 일들은 정말 안일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