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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투성이 엄마, 그래도 잘 해내고 있어

by mingdu


처음 내가 '엄마가 된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 사실 기쁨보다는 걱정이 더 앞섰다.

'엄마'라는 단어.

내가 과연 엄마라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엄마가 될 준비는 된 걸까?

이래저래 많은 생각은 많았지만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기는 어려워하는 성격인지라 머릿속에 걱정만 품은 채 아이를 낳게 되었다.




가장 근본적인 걱정부터 시작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안아야 하지?

어떻게 재우고, 먹이고, 씻기고, 기저귀는 어떻게 가는 거지?

그런 나에게 산부인과와 조리원에서는 차근차근 하나하나씩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친정 엄마도 몇 십 년 전의 일임에도 자연스럽게 그때를 회상하며 기본적인 것들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본능'.

본능적으로 엄마의 소임을 다했던 것 같다.

아이가 울면 바로 안아주고, 배고파하면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신기하게도 난 서툰 몸짓이지만 자연스럽게 아이를 위해 움직이는 엄마가 되었다.




아이가 돌이 지난 무렵에는 다시 직장 생활을 해야 했는데, 그 또한 큰 걱정으로 다가왔다.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아이는 내가 없는 시간 동안 잘 있을 수 있을까?

일을 하면서 아이와 많이 못 놀아주면 어쩌지?

그 또한, 몇 달 만에 의미 없는 걱정이 되었다.

아이는 생각보다 어린이집에 잘 적응했고, 나는 일과 가정을 나름대로 잘 분리했다. 일하는 엄마여서 미안한 만큼 집에 있는 동안은 최대한 아이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 뒤로는 아이의 교육과 친구 관계에 대해 걱정을 하게 되었다.

결국 영유 대신 일유를 선택했고, 혹시 후회하게 되진 않을까 망설였다.

아이가 인원이 많은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문제없이 잘 어울릴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됐다.

하지만 7살이 된 지금, 그런 고민들은 바람처럼 흘러갔다.

공부를 할 아이는 어디서든 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은 일반 유치원으로 돌아오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아이는 내 생각보다 강인했고 이제 더 이상 아기가 아닌 미취학 아동으로, 자신이 있는 조그마한 사회에서 잘 생활하는 법을 깨우쳤다.




육아를 하며 걱정해야 할 일들은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하면, 과거에 했던 걱정들 대부분은 결국 '별일 아닌 일'이었다.

엄마가 되는 순간부터 나는 직감적으로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인지했으며, 아이는 내가 걱정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자라나고 있었다.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니었던 일들이 그 시절엔 그렇게 커다란 고민처럼 느껴졌던 것처럼.

앞으로도 나는, 아이를 향한 마음 하나로 서툴지만 계속해서 '엄마'로 성장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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