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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나에 대해 배우는 시간들

by mingdu

며칠 전 일이었다.

아이와 잠들기 전, 평소처럼 침대에 누워 재미난 이야기를 하며 킥킥대고 놀고 있었다.

그러다 평소 내가 아이에게 하지 말라던 행동을 아이가 한 것 같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xx야~그거 한 거야?" 그러자 아이는 자연스럽게 "아니~~"라고 말했다.

나는 혼내려고 말한 것도 아니고, 그저 '다음부턴 그 행동하지 말자'라고 말하려고 했을 뿐인데, 아이가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훈육 모드가 시작되었다.


"거짓말은 나쁜 거야. 정말 안 했어?"

"응 안 했어 정말!"

"엄마는 혼내려고 물어본 것도 아닌데 왜 거짓말을 해? 거짓말 나쁜 거라고 여러 번 얘기했잖아. 왜 거짓말했어?"

"...."

"왜 거짓말을 했는지 마음을 얘기해 줘야 엄마도 알지. 말하지 않으면 너의 마음을 아무도 알아줄 수 없어. 말해 봐. 왜 거짓말했는지."

"...."


작더라도 거짓말은 나쁘다는 것을 알려주고자 시작했던 훈육이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마음을 얘기하지 못하는 그 행동이 또 나를 화나게 하고... 결국 나는 또 아이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왜 말을 하지 못하냐는 내 질문에 아이는 몇 번이나 고민을 하더니,

"엄마가 말하고.. 또 그 뒤에 더 말할까 봐 말을 못 했어.."

아 순간 잠시 멍해졌다..

생각해 보니 나는 혼내면서 아이에게 말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았다. 몇 초 기다려주고 아이가 말을 안 하면 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었다.

'가르쳐준다'는 명목으로 한 내 행동이 얼마나 부족한 행동이었는지 느끼게 되었다.


결국 아이는 자신의 얘기를 하며 눈물을 흘렸다.

"엄마가 평소에 많이 혼내는 것 같아서 혼나기 싫어서 거짓말이 나왔어?"

"응.. 혼날까 봐 나도 모르게 거짓말이 나왔어"

"엄마가 미안해.. 엄마는 xx의 엄마니까 xx가 잘못하는 행동이 생기면 그걸 바로잡아줘야 할 의무가 있어서 자꾸 혼내고 속상하게 만드네. 미안해.. 엄마도 조금 더 기다릴 줄 알고 우리 딸이 하려는 말 잘 듣도록 노력할게. 사랑해."

그렇게 그날 우리는 껴안고 울다가 잠이 들었다.


아이는 어느새 많이 컸고, 내가 생각한 것보다 혼자 잘 해내고 있는 것이 많은데 자꾸만 사사로운 것에 잔소리하고 통제를 했나 보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도 예민한 나에게는 자꾸만 아이의 행동이 보이고, 그 행동을 억압하려 했나 보다.

쉽진 않겠지만 아이에게만 많은 것을 바랄 것이 아니라, 나부터가 변화해야 한다.

내가 바뀌어야 아이도 바뀐다.

오늘도 난 아이를 통해 나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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