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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라면, 언제나 도전

by mingdu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12세 이상 관람가인 ‘케데헌’은 7살인 우리 아이에게도 비껴갈 수 없는 작품이었다. 친구 집에서 처음 본 이후, 주말만 되면 우리 집 TV에는 늘 케데헌이 틀어져 있었다. (평일에는 TV 시청을 제한하니, 그 정도로 끝난 게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 차를 타면 케데헌 노래를 무한 반복해야 했다.
그래도 아이가 그렇게까지 좋아하니, 명절 연휴엔 에버랜드에 가보기로 했다. 케데헌과의 콜라보 소식에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도 좋았으니까.

오픈 시간이 10시였지만, 연휴 인파를 생각해 8시쯤 주차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미 입구부터 차가 길게 밀려 있었다. 입장 줄에 서니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사람들로 가득했고, 2시간을 기다려 들어간 에버랜드에서 남편이 뛰어가 미리 줄을 섰음에도 또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 후에도 모든 것이 대기, 대기, 또 대기.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조차 내 발걸음대로 걷기 어려웠다.
얼마나 많은 인파였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이는 힘들어하지 않았다.
잘 기다리고, 잘 걷고, 마음껏 즐겼다.
그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힘듦을 잊고, 밤이 될 때까지 그 인파 속에 함께 있을 수 있었다.

나는 원래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
축제나 행사엔 거의 참여하지 않고, 공휴일엔 가능하면 집이나 동네에서 시간을 보낸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싫어해 맛집을 찾아다니는 편도 아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조금 달라졌다.
휴일마다 어딘가를 가서 구경시켜주고 싶었다. 특별한 날엔 특별한 곳에 가서 사람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기 위해 줄도 서본다. 길이 막혀도, 아이가 좋아할 것 같다면 망설이지 않고 출발한다.

그리고 그런 대부분의 경험들이 결국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
아이와 함께하는 삶은, 내가 지내왔던 익숙한 습관들을 하나씩 깨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가족과 함께이기에 그 어떤 도전도 이제는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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