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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빛 Oct 31. 2024

식집사에게 듣는 식물 잘 키우는 법 (+응애퇴치)

애정하는 취미에 관하여 - 식물을 사랑하는 센님

인터뷰 들어가기 전

오늘의 주인공 센님 소개


이번 인터뷰 주인공은 식물을 애정하는 반포동 아마추어개(프로개를 아시나요?) 센님의 인터뷰입니다!

저는 식물을 좋아하지만 본의 아니게 식물 살초범으로 마무리가 되는데요.. 센님은 드루이드처럼 잘 키우시고 계세요. 인스타를 보면서 식물을 애정하는 게 묻어 나와 인터뷰를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식물을 키워보시는 분들은 응애에 골치를 겪어보셨을 텐데요. 신박한 응애퇴치법이 있으니 꼭 읽어봐 주세요!






디자이너이자 대학원생입니다. 반포동 드루이드(Lv. 1)도 역임 중입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IT 기업에 재직 중인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초보 식집사 센입니다.

요즘은 대학원도 다니고 있어요!





Q. 식물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계기는 이사였어요. 이사하면서 ‘이번엔 집을 잘 꾸미고 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가구를 하나씩 사다 보니, 그 중간중간에 예쁘게 채워 넣을 오브제가 필요했어요. 기능적인 게 아닌, 그냥 미감만을 위한 소품을 찾고 있었는데, 적당히 귀여운 몬스테라 화분을 발견했어요. '이거다!' 싶어서 바로 구매했어요.

식물들. 맨 앞에 몬스테라 알보가 보인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주면서 그냥 놔뒀는데, 점점 커지더라고요. 새 잎도 나오고... 사실 좀 웃긴 이야기인데, 저는 그냥 플랜테리어용으로 샀기 때문에 이렇게 잘 자랄 줄은 몰랐거든요. 근데 잎이 계속 나오고, 자기 멋대로 자라다 보니 수형이 변하다 보니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유튜브를 찾아보면서 줄기를 잘라서 번식시키거나, 분갈이를 하거나, 지지대로 수형을 잡아주는 방법들을 배우면서 조금씩 화분이 늘어나고, 재미를 붙이게 된 것 같아요.








Q. 지금 키우고 계신 식물들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괴근 식물 파키포디움 그락실리우스

지금은 몬스테라 몇 개와 여러 종류의 알로카시아, 필로덴드론을 키우고 있어요. 대부분 꽃이 없는 관엽식물들이죠. 그 외에도 아비스 고사리, 홍콩야자, 극락조, 고무나무 같은 식물들도 있고요. 아, 그리고 최근에는 코덱스식물에 관심이 생겨서 몇 종 들여왔는데, 생김새가 정말 독특하더라고요. 코덱스식물은 괴근식물이라고도 불리며, 주로 마다가스카르 같은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이에요.


* 괴근식물: 몸통, 줄기, 뿌리가 한 덩어리로 팽창된 다육식물





Q. 특별히 꽃이 피는 식물을 제외하고 키우는 이유가 있으실까요?

석송 눔물라리폴리우스 하이브리드


아직은 흥미가 없어요. 처음 키운 게 관엽식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에 엄마가 제라늄을 많이 키우셨는데, 나중에 환경이 갖춰지면 저도 꽃이 피는 식물을 기를지도 모르겠어요.




Q. 현재 50여 개 이상의 식물을 키우고 계신데,

식물에 이렇게 애정을 쏟게 된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어요.


우선 변화를 보는 게 재미있어요. 자라나는 게 눈에 보일 만큼 직관적으로 보이는 게 매력적이에요. 환경적 조건이 맞다면 끊임없이 새 잎을 내고, 그에 따라 모양이 계속 변하거든요.

알로카시아 오도라의 새순


그리고 잎의 형태가 다양하게 예쁜 것도 이유인 것 같아요. 식물이 늘어나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 여러 화분을 놓았을 때 쉐입이 다양한 게 더 예쁘게 보이더라고요.  또 하나의 이유는,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에요. 환경만 잘 맞춰주고 물만 제때 주면 특별한 문제없이 잘 자란답니다.





Q. 다양한 식물들을 키우고 계시는데 가장 애정하는 식물이 있으신가요?


아비스 고사리, 고무나무, 히메 몬스테라


처음 구매해서 지금까지 잘 키우고 있는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 예요. 제게는 처음 산 식물이라 가장 오래됐죠. 정말 작았는데, 갈수록 큰 잎을 내면서 잘 자라고 있어요. 키우면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처음 샀을 때 잎의 두 배가 넘는 크기의 잎을 내주는 걸 보면 ‘그래도 내가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Q. 식물마다 애칭은 없나요?! 저는 모든 식물에 애칭을 지어줘서 궁금해요.


드루이드 캘린더. 급수 루틴

저는 종으로 불러요. 같은 종이 여러 개면 A, B, C...

식물도 그렇고 물건에도 그렇고 이름은 잘 붙이지 않는 편이에요!





Q. 키워보고 싶다! 데려오고 싶은 눈독 들이는 식물이 있을까요?


나는 드래곤스케일 알로카시아

알로카시아의 한 종류예요. 잎의 질감이 독특하죠? 이렇게 형태가 특이한 식물을 더 들이고 싶지만, 화분 개수가 50개를 넘어가고 나서는 새로 들이기 전에 세 번쯤 고민하게 돼요. 이제는 물을 제때 주는 것도 꽤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노션에 물 주기 달력을 기록하며 관리 중인데, 덕분에 부지런해졌어요!





Q. 저는 식물 살초범인데.. 센 님은 벌레도 잘 안 생기는 것 같아요.

잘 키우는 비법이 있으신가요?

또 키우기 좋은 식물도 추천해 주세요!


저도 요즘 병충해 때문에 울고 있답니다.. ‘응애’라고 불리는 아주 작은 거미 종류인데, 방제를 위해 노력 중이에요. 농약을 사러 가는 건 번거롭고 내키지 않던 차에 재미있는 방법을 발견했는데요, 바로 사막이리응애라는 천적을 사용하는 거예요. 이 방법은 친환경적이기도 하고, 마치 생태계를 축소해 보는 것 같아서 흥미롭더라고요. 잎응애들은 식물의 엽록소를 파괴하지만, 사막이리응애는 육식성이라 잎응애만 먹고, 먹이가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해요. 신기하지 않나요? 3주 정도 더 지켜본 후 결과를 알려드릴게요!


센님의 응애퇴치 기록:

https://brunch.co.kr/@sennim/2



알로카시아 프라이덱

키우기 쉬운 식물은 역시 몬스테라겠죠? 몬스테라 중에서 보르시지아나, 델리시오사 같은 품종이 무난한 것 같아요! 통풍이 잘되고 적절한 온도에 70% 전후의 습도, 좋은 채광이면 좋겠지만, 통풍이 안되고 건조한 방에서도 물만 제 때 주면 잘 자라는 것 같아요.





Q. 3주가 지난 것 같은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응애가 보이시나요

이런 식으로 티백을 걸어둔 상태로 3-4주 정도 지난 것 같네요!


몇 주간 관찰해 보니, 일단 점박이응애(해충)와 사막이리응애(천적)를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사막이리응애가 점박이응애를 포식하는 장면을 보고 싶었는데, 뭔가 기어 다니긴 하는데 얘가 원래 있던 애인지 새로 들여온 애인지 구분이 안 가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다행히 지금 확인해 보니 응애 자체가 안 보이긴 하는데, 방제가 마무리된 걸까요? 며칠 더 지켜보려고 해요.




Q. 덕질을 깊게 하다 보니 생기는 후유증? 같은 게 있을까요?


병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습도와 온도는 어느 정도 맞춰줘야 해서 신경은 쓰고 있어요!


알로카시아 새싹들


예를 들어, 여름에 에어컨을 세 번 틀 것을 두 번 정도로 줄이는 정도랄까요? 그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하는 편이에요. 다른 측면의 병은, 앞뒤 생각 안 하고 새로운 식물을 사고 싶어지는 ‘병’이 있어요. 세상에는 특이한 모양과 무늬를 가진 식물이 정말 무궁무진하더라고요. 물론 가격도  천정부지이지만요 ㅎㅎ 이 부분은 요즘 들어 좀 ‘치료’된 상태예요.





Q. 식물은 어디서 사 오시나요?


저는 주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오늘의 집에서 많이 샀는데, 흔하고 저렴한 모종은 오늘의 집에 입점한 샵에서 구매할 수 있었고, 좀 더 희귀한 식물은 심폴이라는 사이트에서 주로 구매해요. 그곳도 농장과 화원들이 입점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삼각지 근처에 있는 고어플랜트도 추천드려요! 다양한 아프리카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답니다.

https://www.goreplantseoul.com/





Q. 식린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꿀팁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저도 아직 초보라 대부분의 정보는 유튜브에서 취했어요. 식물 관련 유튜브 채널이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저는 주로 식물 선반이나 가구는 이케아에서, 화분과 흙 같은 용품은 '오늘의 집'에서 구입해요. 오늘의 집이 은근 가드닝 플랫폼이에요. 급하게 필요한 경우에는 다이소에 가도 기본적인 식물 용품을 많이 찾을 수 있어요!

맨 앞 짙은 녹색, 뒤에 투명색 같은 애들이 슬릿분이에요

화분은 요즘 슬릿분을 많이 사용해요.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서 분갈이할 때도 편리하고, 여러 개를 두었을 때 미감도 괜찮아요. 1년 정도 다양한 화분을 써보고 분갈이도 해보니, 토분처럼 무거운 화분은 다루기가 여러모로 쉽지 않더라고요.





Q.  센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저는 '잘 살기'가 제 목표이자 꿈인 것 같아요.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면 불안정해 보이나요? 잘 산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의 태도를 몇 년 후에도, 몇십 년 후에도 관철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하루하루 적금을 붓듯이 그날의 최선을 다해야겠죠. 10년 후, 30년 후에도 지금처럼 할 일 하면서 책 읽고, 식물에 물 주며 살아간다면 충분히 괜찮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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