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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Apr 08. 2020

시야가 전부다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

선경아, 무슨 생각해?

눈 앞에 보이는 저 건물들 중에
마음에 드는 거 장바구니에 담는 상상해.




잠실 시그니엘 호텔에는 살롱 드 시그니엘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호텔 투숙객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곳인데, 커피와 와인, 과일, 스낵을 먹으며, 서울이 한눈에 보이는 눈부신 뷰를 즐길 수 있죠. 며칠 전 달콤한 과일향 스파클링 와인을 즐기며, 남자 친구와 나눴던 대화입니다.



시야, 그리고 존재감.


돈과의 관계는 나의 뷰, 나의 시야와 큰 관련이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보았던 아파트는 아주 커 보이지만, 대한민국 최고 높이 건물에서 바라본 아파트는 마치 귀여운 장난감 같습니다. 같은 아파트인데, 내가 어디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보이는 것이죠.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가. 어떤 의식 수준에서 돈을 바라보고 있는가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이 시야는 나의 존재감과 큰 관련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가 나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이 존재의 느낌이 아주 중요하죠. 생각과 감정에 갇혀, 그 생각과 감정을 통해 돈을 바라보는 뷰와, 생각과 감정을 모두 놓아버리고, 진정한 나의 존재로 돈을 바라보는 뷰는 완전히 다릅니다. 똑같은 세상에 발을 붙이고 살지만, 실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과 같죠. 전자는 삶이 어렵고 힘들지만, 후자는 삶이 쉽고 간단합니다. 전자는 세상이 애써서 노력해야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는 곳이지만, 후자는 세상이 언제나 내가 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는, 신나는 곳입니다. 여러분은 어디에서 살고 싶으신가요?



삶은 아주 간단하고 쉽습니다


회전 초밥 집에서 먹고 싶은 초밥을 고르는 것처럼, 삶은 아주 간단하고 쉽습니다. 삶은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선택이라는 고귀한 권리를 가진 존재입니다. 풍요는 애써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갖고 태어난 당연한 권리입니다. 풍요를 막고 있는 내 안의 생각과 감정을 놓아주면, 풍요는 알아서 찾아옵니다.



저에게는 진정한 나에 대해 깨닫게 된 순간이 여럿 있었습니다. 처음은 랜드마크 포럼이라는 리더십 포럼을 했을 때였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움직이는 명상 클래스를 들었을 때도 그랬습니다. 작년 발리에서 아침에 자연 속에서 요가를 하며 다시 깨달았고, 며칠 전 한강을 보며 반신욕을 할 때도 같은 순간을 경험했죠. 그 모든 순간들은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었습니다. 평온하고, 따뜻하고, 달콤해서 아무것도 필요가 없는 순간. 결핍의 개념 자체가 없는 순간. 모든 게 충분한 순간. 저는 그 순간이 삶의 진실임을 압니다.




돈에 대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은 곧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돈이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내가 돈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걸 알게 됐지요. 돈을 바라보는 시선에 세상과 나 자신을 바라보는 비뚤어진 내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돈이 곧 나임을 알게 됐습니다. 나를 씻어주는 따뜻한 물처럼, 돈은 나에게 붙어있던 상처 투성이 감정들을 모두 씻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돈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처럼, 이제는 돈도 그렇게 사랑합니다. 돈에게 따뜻한 사랑을 보냅니다. 풍요와 축복이 가득한 ‘지금 이 순간’이 바로 매일의 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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