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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Apr 09. 2020

풍요의 흐름을 타는 순간

나라는 꽃이 활짝 피어나는 법

 내가 만약 꽃이라면,
어떻게 그 꽃이 활짝 피어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 꽃을 잘 가꿔나갈까?




며칠 뒤에 이사를 가요. 그래서 요즘은 짐 싸는 재미에 푹 빠져있어요. 오랜 시간 이사를 가지 않은 탓에, 짐 정리를 하며 제 마음도 함께 청소하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필요 없는 물건들은 다 버리고, 기쁨을 주는 것들만 소중히 잘 싸서 새 집에 기분 좋게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래서 짐 싸는 게 일처럼 느껴지지 않고, 축제처럼 느껴져요. 오랜 시간 해보고 싶었던 나만의 버리기 축제.


어제는 옷들을 정리하는데, 가져갈 옷보다 버릴 옷들이 더 많더라고요. 몇 년 동안 입지 않았던 옷, 더 이상 기쁨이 느껴지지 않는 옷, 입었다고 상상하면 마음이 불편한 옷은 모두 버리려고 따로 모아 두었어요. 그 옷에 함께 묻어있는 기억들까지 이번에 모두 시원하게 버리려고요. 완전히 텅 빈 상태, 기쁨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는 텅 빈 상태로 새 집에 들어갈 거예요.



내가 만약 꽃이라면,


그런데 이번에 옷을 정리하며 발견한 것이 있어요. 제가 유독 노란색과 흰색 옷을 좋아한다는 거예요. 몇 년이 지나도 기쁨이 느껴지는 옷들 대부분이 노란색 아니면 흰색 원피스나 하늘하늘한 블라우스였어요. 마치 봄 꽃처럼 화사하고 산뜻한 옷. 저는 그런 옷들을 좋아해요. 재밌는 건, 제가 좋아하는 옷의 컬러와 스타일이 제가 좋아하는 꽃과 같아요. 소국이나 케모마일처럼, 노란색과 흰색이 섞인 귀엽지만 오래가는, 생명력이 강한 꽃들을 좋아해요. 생각해보니 신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한번 생각해봤어요.


내가 만약 꽃이라면,
어떻게 그 꽃이 활짝 피어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 꽃을 잘 가꿔나갈까?


꽃이 시들지 않게 매일 물을 주어야겠구나.
근데 그 물이 내 삶에서 뭐지?
나라는 꽃이 활짝 피어나는 순간?

아! 바로 내가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구나.
글을 쓰고 글을 나누는 모든 순간, 명상을 하는 순간, 좋은 책을 읽는 순간…
마음에 감동이 드는 그 모든 순간들! 바로 그거구나!’



‘기쁨을 무시하지 않아야겠다! 기쁨이라는 감정을 세심하게 잘 느끼고, 가슴에 잘 새겨야겠다!’는생각도 함께 하게 됐지요. 가슴 뛰는 그 순간에 더욱 물을 줘야겠어요. 소중한 그 순간을 그냥 쉽게 지나치지 말고, 예쁜 꽃처럼 잘 가꿔 나가야겠어요. 위대한 가능성을 가진 꽃봉오리가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기쁨, 설렘, 살아있는 그 느낌을 무시하지 말아야겠어요.


그리고 그 기쁨을 사람들과 나눠야겠어요. 제 재능을 활용해서요. 찬란한 빛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기쁨을 더 많이 가꿔가야겠어요. 소중히, 아름답게 그 감정에 물을 주어야겠어요. 명상을 할 때처럼, 매 순간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며, ‘지금 이 순간’의 충분함을 즐겨야겠어요.




영혼이 춤추기 위해서, 저는 제 마음의 옷장에서 여러 가지 감정들을 버렸어요. 돈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나 자신에 대한 원망, 죄책감까지. 그리고 그 텅 빈 공간에 글을 쓰고 나누는 기쁨이 들어왔지요. 글과 함께 명상과 독서도 함께 들어왔어요. 저는 자신해요. 지금 제 일상이, 오늘의 하루가 제 삶에서 가장 기쁜 하루라는 것을요. 그토록 꿈꿔왔던 하루라는 것, 그래서 더욱 귀한 축복이라는 것을 저는 확신해요. 매일의 영감을 이토록 빠르게 글로 표현해서 나눌 수 있는 이 순간이 제게는 최고의 행복이자 기쁨이에요. 소중한 이 기쁨 안에 넘치는 풍요가 있음을 저는 알아요. 내 영혼이 춤추는 순간이 풍요의 흐름을 타는 순간임을 저는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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