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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Sep 15. 2020

왜 나는 그토록 열심이었을까

노트는 샤워와 같다 

20대의 나는 참 꿈 많은 소녀였다. 호기심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의지와 열정도 넘쳤다. 열심히 하는 것은 자신이 있었다. 지금의 내가 그 때의 나를 돌아보면, 이글거리는 새빨간 붉은 해가 떠오를 정도로 참 뜨거웠다. 뜨거웠던 나의 그 때를 바라보면, 꿈과 열정에 보기가 좋다가,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왜 나는 그토록 열심이었을까. 왜 나는 그 때 그토록 힘들어도 울지 않고 그렇게 버텨내기만 했을까. 왜 나는 꿈이 이뤄지면 모든 게 보상이 되고, 삶의 모든 게 다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을까. 




서른 중반이 지나며, 노트를 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감사한 것을 쓰고, 나를 칭찬하는 칭찬일기를 썼다. 몇 년이 지나 내 감정을 적고, 꿈을 쓰기 시작했다. 감정을 쓰다 감정의 재료인 생각도 적고, 생각의 뿌리도 찾아보았다. 그렇게 적다 어느 날 깨달았다. 노트를 쓰고 나서의 그 순간. 그 느낌이 내가 20대 때 그토록 찾던 그 느낌이었다는 걸. 삶의 모든 게 해결되고, 모든 게 보상되는 그 느낌은, 꿈이 이뤄졌을 때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노트를 펴고 나를 솔직하게 적는 순간, 바로 그 순간 찾아온다는 것을 말이다. 거기에는 어떤 힘듦도, 어떤 노력도 없었다. 이토록 쉬운 것을, 나는 지난 10년 동안 왜 그렇게 멀리서 찾아 헤맸던 걸까. 

                                              


내가 참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젊은 나이에 창업을 해서 꿈과 부를 이룬 참 멋진 친구다. 그 친구가 선물한 책, 닐 도날드 월쉬의 ‘신과 나눈 이야기’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두려움은 우리 몸을 옷으로 감싸지만,
사랑은 우리가 발가벗고 설 수 있게 해준다.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발가벗고 설 수 있는 사랑을 노트를 쓰며 경험한다. 노트 앞에서 나는 발가벗을 수 있다. 발가벗을 뿐 아니라, 깨끗하게 씻을 수 있다. 노트를 쓰는 것은 샤워와 같다. 내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기 때문이다. 생각을 바라보고, 놓아주는 행위를 통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해 준다.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하고, 그 행동을 만드는 나의 생각은 무엇이며, 그 생각의 기반, 즉 뿌리 생각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뿌리가 언제 시작됐는지 집요하게 찾게 해준다. 알고 나면 내가 이해되고, 내가 이해되면, 그 때 비로소 나를 진심으로 안아줄 수 있다.                                               



10년 간 꿈을 꾸며 느낀 것이 있다면, 내가 두려움과 사랑 중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정확히 그에 맞는 결과를 체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10년 전의 나는 인정받고 싶었고, 성공의 대가로 세상으로부터 받는 것에 초점이 있었다. 그래서 늘 두려웠다. 나의 능력을 의심했고, 내가 목표에 다다르지 못할까봐 항상 자신을 밀어붙였다. ‘그걸 이루고 싶어. 그걸 갖고 싶어’라는 욕망은, 언제나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과 함께 찾아왔다. 




며칠 전, 신과 나눈 이야기를 다시 읽고 명상을 하는데, 그 모든 생각들 뒤에 감춰져 있던 진짜 내 욕망이 나지막이 속삭이는 것을 들었다. ‘우리 모두가 위대한 존재라는 걸 알게 해주고 싶어!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 두려움이 아닌 사랑. 그 힘으로 다시 글을 쓸 의지가 생겼다. 그토록 노력했지만,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이 주지 못했던 다시 시작할 용기가,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순수한 사랑이 고개를 드는 순간, 자연스럽게, 그리고 아주 쉽게 생겼다. 역시 욕망보다 강한 것은 사랑이다. 


앞으로는 사랑의 여정으로 내 꿈의 빛을 바꿀 것이다. 완벽한 사랑. 그 강력한 힘으로 마음껏 세상을 즐기고, 꿈을 펼치며, 앞으로 나아갈 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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