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은 힘이 없다
20대 나의 가장 큰 꿈은 ‘남 보기에 그럴 듯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 10대 때 나의 꿈이었던 ‘남 보기에 그럴 듯한 대학에 가는 것’과 연장선 상에 있다. 초등학교 때 정말 재밌었던 공부는 무엇을 알아가는 재미가 아닌, 시험 성적과 등수가 중요해지는 중학교, 고등학교 시기를 거치며 재미가 없어졌다. 그렇게 10대와 20대를 보낸 내가 진짜 내 기쁨이 무엇인지, 나의 행복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스물 셋 대학을 졸업할 무렵 꾸었던 꿈은 실패로 돌아갔다. 실패 이후 이를 갈며 근무했던 대기업 인턴 후 정규직 시험에 실패하며, 나는 또 한번 처절하게 무너졌다. 그리고 MBA에 갔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학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축에 속했던 사립대학교 MBA에, 인턴 6개월 말고 근무 경험이 전무했던 내가 말이다. 함께 인턴 생활을 했던 동기의 추천이었지만, 일종의 나의 오기이기도 했다.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 ‘나 이대로 죽지 않아!’ 그 때부터 내 꿈은 졸업 후에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남 보기에 그럴듯한 직장과 연봉을 받는 것이었다.
그 때부터였다. 성공하고 싶고,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망이 내 안에서 뜨겁게 꿈틀거렸던 때가 말이다. 내가 받은 상처 만큼, 내가 느꼈던 실패의 고통 만큼, 보여주고 싶었고, 보상받고 싶었다. ‘성공하고 싶다. 부자가 되고 싶다.’ 특히 MBA 다닐 때 또래 동기들에게 느꼈던 열등감도 한 몫 했다. 전문직 아니면 중견 기업 대표의 자제들과 한 공간에서 공부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다름’에서 오는 깊은 열등감. 이 모든게 내 욕망이 더욱 활활 타오르도록 기름을 퍼부었다.
결론적으로 10년이 지난 지금 내가 깨달은 건, 욕망은 힘이 없다는 것이다. 성공하고 싶다는 것은 지금 성공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것은 지금 부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지금 돈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나는 그 때 내 뿌리 생각을 보지 못했다.
나의 그 모든 욕망이
나의 뿌리 깊은 결핍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보지 못했다.
삶은 언제나 지금 이 순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금 이 순간 내가 부자가 아니라면, 영원히 나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그 간단한 원리를 그 때는 알지 못했다.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욕망이 실제 부자가 되는 데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한다는 그 진실을, 10년 전 그 때 알았다면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잠재우고, 차분히 지금 내가 가진 것,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 내가 받은 축복에 귀를 기울이고, 기뻐하고, 그 감사와 기쁨이 주는 영감에 따라 물흐르듯 일을 진행했다면, 하루 이틀이 아니라 매일 그렇게 삶을 살아왔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을 카톡방에 모아 함께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욕망이 아니라 영감으로.
결핍이 아니라 축복으로.
혼자가 아니라 함께.
10년 전 내 꿈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이런 모토를 나에게 선물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장기 투자를 요하는 우량주이니, 나의 가치를 믿고, 여유롭게 매일 나 자신을 차분히 다지라고 말하고 싶다. 남 보기에 그럴 듯한 삶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당당한 삶. 그것이 삶의 진정한 기쁨이라고 10년 전 나 자신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