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니라, 삶이 나의 전문가!
“언니처럼 이렇게 이직 준비하면서 자기 시간 잘 즐기는 사람 처음 봤어요. 이렇게 쉽게 이직 잘하는 사람도 처음 봤고.’
몇 년 전 지인이 한 말이다. 많은 이직 경험 덕분에 나는 이직에 대한 긴장이 덜한 편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도 터득했다. 그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그 시간동안 내가 나에게 해 준 말이었다.
가장 좋은 때에,
나에게 가장 좋은 회사에
취업하게 될 거야
취업을 준비할 때, 내가 나 자신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먹는 감기약처럼, 취업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불안해질 때 나는 나에게 이 말을 가장 많이 해주었다. ‘언제까지 꼭 취업해야 돼, 어떤 회사에 꼭 가야 돼’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괴롭힐 때, 이 말은 나에게 많은 힘을 주었다. 꽉 조였던 긴장을 한 번에 풀어주는 소중한 한 방이었다. 매일 공고를 확인하고, 지원하고, 연락이 오는 곳에 면접을 보고, 커뮤니케이션도 열심히 하되, 불안해하지 않는 것. 열정적으로 움직이되 여유를 갖는 것. 그것이 바로 내 마인드 케어 비법이다.
예전에 나는 신과 다투는 일이 많았다. 내 계획대로, 내 예상대로, 내 기대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화가 났다. 감정적으로 반응했다. 그 때의 나는 항상 옳았다. 내가 옳기에, 내 뜻 대로 되지 않은 것은 옳지 않은 것이었다.
첫 번째 창업에 실패하고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내 뜻대로 일이 되지 않아도, 신을 믿는 것이다. 모든 일에 때가 있음을 알고, 비록 그 때가 지금이 아니라 하더라도, 가장 좋은 때에 신이 줄 것임을 알고 기다리는 것. 그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바로 그것이 내가 실패를 통해 받은 가장 큰 축복이다.
나의 계획을 갖는 것은 좋지만, 그 계획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내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이 좋을 때가 훨씬 많다. 나는 언젠가부터 내가 나의 전문가가 아니라, 삶이 나의 전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나에게 최고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최고가 아니었음을, 나도 모르게 삶이 알아서 나에게 최고를 가져다주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옳은 것이 아니라 삶이 옳다. 그렇게 믿을 때, 삶의 상황들을 전보다 쉽게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된다. 그 게임에서는 무조건 내가 이긴다. 상황과 싸우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할 때, 나는 훨씬 위대해진다.
강한 뜻으로 나를 몰아붙이고, 그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실망하고 좌절하기 보다는, 시스루 앞머리처럼 밝고 경쾌하게 힘을 빼고, 삶이 주는 기쁨을 찾으며 지금을 즐기는 것이 목표를 이루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삶을 믿는 것. 넓은 시야로 삶을 바라보는 것. 삶이 주는 기쁨을 찾는 것. 삶이 가져다주는 것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것. 내 생각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는 것. 이것이 삶이라는 여행을 달콤하게 즐기는 나만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