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하면 달라져!

그 일을 하는 진짜 이유

by SUN
선경님, 이번에 드디어 데뷔네요!



아이돌도 아닌 내가 드디어 데뷔를 하게 됐다.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 세미나를 한 달 앞둔 어느 날, 미팅에서 나는 데뷔를 결정지었다. 세미나의 한 꼭지를 맡아 발표를 하게 된 것이다. 외부 사람들을 모아 진행하는 행사에서 발표를 한 것은 처음이기에, 팀 사람들은 그 날을 나의 데뷔 날이라 불러주었다. 부담도 됐지만, 잘하고 싶었다. 첫 무대. 첫 경험. 다른 행사에서 강의를 한 적은 많지만, 구글에 다니면서 구글 클라우드에 대해 강의한 적은 처음이라 무척이나 떨렸다. 하지만 떨리는 만큼, 욕심도 생겼다. ‘와, 저 친구 프레젠테이션 정말 잘하네.’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다. 우리 팀원들에게도, 그리고 그날 모인 구글 파트너들에게도.


그 날부터 발표 자료 준비에 들어가 틈나는 대로 일을 하며 조금씩 자료를 다듬어 나갔다. 하지만 자료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발표 주제인 클라우드 파트너 정책은 계속 새로워졌고, 바뀐 부분을 지속적으로 발표 자료에 업데이트 해야 했다. 정보는 많고, 계속 바뀌고 일을 하며 정신은 없고. 조금씩 나는 발표 준비에 지쳐갔다.


519AD007-516D-45F3-85F0-AFF471BE59EE.jpg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덧 발표를 하루 앞둔 저녁. 퇴근을 하고 스파를 하러 갔다. 발표 전 마지막 날이니, 마음껏 푹 쉬고 싶었다. 최대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싶었다. 그리고 그 여유를 지지대 삼아 발표에 마지막 힘을 보태고 싶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몸과 함께 지친 마음도 몽글몽글 따뜻해질 무렵, 한 가지 질문이 마음을 살짝 스쳐 지나갔다.


‘나는 내일 왜 발표를 하는 거지? 선경아, 내일 발표 왜 하는 거야?’


‘그냥 하라고 하니까? 어쩌다 내가 하게 됐으니까?’


‘아니, 그거 말고. 진짜 그 발표가 있어야하는 이유가 뭐냐고.’


‘파트너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기 위해? 그 날 온 사람들한테 그 정보가 정말 중요하니까. 앞으로 그 사람들 사업에 정말 중요하니까 그 정보를 알려주려고 하는 거지.’


‘그래, 그거네! 그 사람들이 정말 궁금해하는 거. 그 사람들한테 정말 필요한 거. 그걸 알려줘야겠네!’


뭔가 번쩍한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옷을 입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회사 노트북을 켜고, 본사에서 나온 파트너 정책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다시 들었다. 중요한 부분은 다시 돌려 들으며, 정말 중요한 핵심 내용에 대해 다시 정리했다. 많은 정보를 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이 정말 듣고 싶어하는 것. 그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었다. 기준이 잡히니 일하는 것이 쉽고 재미있어졌다. 그렇게 밤새 발표 자료를 준비하고, 다음 날 나는 정식 ‘데뷔’를 했다.


여유롭게, 위트도 더해서, 무엇보다 핵심 내용을 잘 짚어가며 발표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선경님, 발표 정말 잘하시던데요? 놀랐어요, 완전!


그렇게 떨리는 데뷔를 마치고, 팀원은 물론, 세미나에 참석한 파트너 분들에게도 좋은 피드백을 받게 되었다. 큰 산을 넘은 후련함과 나 자신에 대한 뿌듯함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KakaoTalk_20201024_145158022.jpg


멋진 내가 되기 위해서, 발표 잘하는 좋은 이미지로 보이기 위해서 하는 발표는 나에게 그리 큰 힘을 주지 못했다. 나는 금세 지쳤다. 마지막에 나에게 힘을 준 것은, 그 일을 하는 진짜 이유. 그리고 세미나에 참석하는 파트너들을 위하는 마음이었다. 나를 앞세우지 않고, 일의 본질에 집중했을 때, 일이 정말 즐거워진다는 것을 알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다.


욕심은 아무런 힘을 주지 못한다. 세상에, 그리고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겠다는 뜻과 의지가 열정과 풍요를 만들어낸다. 무엇이 나에게 효과적인지 똑바로 보자. 오늘도 나에게 다시 되뇌어본다.







이전 06화이젠 뭐든 자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