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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꼬질이들 Mar 10. 2020

자존감 높이는 열두 가지 방법

그놈의 자존감!


최근 서점에 늘어선 책들의 목록만 보면 '자존감'이 얼마나 심리학에서 큰 화두가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 흐름에 나도 은근슬쩍 합류해보려 한다.


들어가기에 앞서 자존감을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혹은 아끼는 마음'이라고 정의해본다.


오래전부터 내 글들을 읽어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자존감이 매우 낮았다.

나에 대한 이미지를 스스로 떠올리면 늘 '뭔가 부족한 존재'로 느꼈다.

남들과 외모나 성격, 능력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나를 향한 비난과 자책을 아끼지 않았다.


나를 조금이나마 '덜 부족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끊임없이 옷을 사들이고, 항상 무언가를 배우고, 연애나 인간 심리에 관한 책들을 읽고, 쉬지 않고 움직이며 나를 혹사시켰다. 뭔가를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마음이 공허하고 우울했다.


당시 나는 자존감이 뭔지도 몰랐다. 내가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알 수 없어 괴로웠다.


그리고 나는 그 시절을 '애증'한다.


나를 부족하게 여기는 마음 덕분에 운동을 열심히 했고, 패션에 대해 관심이 생겨 공부를 많이 했고, 영어를 조금은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교대에 갔고, 선생님이 되었고, 유학을 갔고, 디자인을 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낮은 자존감은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때처럼 나를 부족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나는 자존감이 낮구나.'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나에 대한 이해심이 조금 생겼다. 그리고 '나에게 못되게 굴었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해가 갔다. 상대를 이해하게 된 만큼 나에 대한 관대함이 생겼다.


자존감이 요즘처럼 핫해진 것도 어쩌면


'그거,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거야.'


라고 문제를 단순하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생각하던 패턴'이 있고 그것을 유지하고 복구하는 습성이 있다. 교정을 한 치아가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것, 수술을 한 부위가 다시 붙어서 새살이 되는 것, 혹독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체중 감량을 한 뒤에 요요가 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았던 사람은 노력을 통해 자존감을 높일 수 있지만 위기의 상황(?)이 오면 어느새 다시 출렁이곤 한다.


반면에 '다시는 자존감이 낮아지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며 억지로 애를 쓰는 것은 '절대로 코끼리를 떠올리지 마세요.'라는 말을 듣고 나면 자꾸만 코끼리가 떠오르는 일명 '코끼리 효과'처럼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렇게 단순하고도 복잡한 자존감의 현재 상태를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로젠버그(Rosenberg)의 자아존중감 척도가 있다. 


(1 전혀 아니다, 2 대체로 아니다, 3 대체로 그렇다, 4 거의 그렇다)



1. 나는 다른 사람만큼 가치 있는 사람이다.


2. 나는 별 어려움 없이 내 마음을 결정할 수 있다.


3. 나는 좋은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


4. 나는 다른 사람들만큼 일을 해나갈 수 있다.


5.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6. 나는 나 자신을 잘 안다.


7. 나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8.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많다.


9. 나는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다.


10. 나는 현재 내가 하는 일에 만족한다.





※10 문항의 점수를 모두 더한다.

(30점 이상: 높음/ 20-29점: 보통/ 19점 이하: 낮음)


검사를 통해서 내 자존감을 높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시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나에게 효과가 있었던 방법들을 보태어 소개해보려 한다.


하나. 상대방의 좋은 점을 보고 진심으로 칭찬을 건넨다
나는 사람들 옷에 붙어있는 머리카락을 보면 꼭 떼어주고 싶고, 후드티에 모자가 재킷 안에 들어가 있으면 꼭 빼줘야 직성이 풀리는 것처럼, 어딘가가 흐트러져 있으면 바르게 정돈해주고 싶어 하는 강박 같은 것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도 집을 나설 때 화장, 옷, 구두 등 모든 것이 완벽한 채로 바깥에 나가야만 했다. 한국 여자는 집 앞에 편의점을 갈 때도 풀메이크업을 하고 간다는 어떤 외국인의 말이 떠오른다.


한 편으로는 누군가를 끝없이 동경하는 마음을 가지다가도, '아마 내장은 못생겼을 거야.(?)'라고 말도 안 되는 허점을 잡기도 하고, 상대방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고 우월감과 질투심을 번갈아 느끼며 나를 괴롭혔다.


나에게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 처음에는 일부러 상대의 좋은 점만 보려고 노력했다.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발견하는 것은 내가 잘하는 일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다만 그 시점에서


1. 상대와 나를 비교하며 우월감이나 질투심을 느낄지

2. '어떠한 부분이 정말 멋지다/예쁘다.'라고 진심으로 칭찬을 해줄지


방향을 정하는 것은 내 선택에 달려있었다.


어느 정도 노력하다 보니, 이제는 상대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진심으로 칭찬을 건네는 것이 쉬워졌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보면서 내 장점을 발견하는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 얼굴이 조금 푸석해도, 머리가 산발이어도, 피부가 좋아 보이지 않아도, 그 속에서 내 좋은 점을 발견하고 감사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예전에는 거울만 보면 마냥 못생겨 보이던 얼굴과, 뚱뚱해 보이던 몸매도 나름 괜찮다고 여기게 되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긴 하지만, 마냥 살을 빼기 위해 굶으며 나를 혹사시키는 일을 그만두었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조건적 수용의 경험’이 필수라고 한다. 모든 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마음을 가질 때 나 자신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둘. 알아차리고, 가슴을 펴고, 심호흡을 하고 몸을 움직인다
나처럼 생각이 많고 소심하고 잘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있으면 예전에 했던 일이 떠오르고,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오고, 마냥 슬프거나 불안해지기 쉽다. 나는 그럴 때 '내가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라고 인지하고 심호흡을 크게 하고 나서, 방청소를 하거나, 키우는 애완동물의 보금자리를 정돈해주거나,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거나, 내가 집중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몰두한다.


인간 내면의 부정적인 소리는 그의 무의식을 잠식하고, 무한한 능력을 좀먹고, 자기 파괴적인 생각으로 이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소리가 큰 사람은 누군가를 비판하는 것으로 내면의 소리를 표출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은 평소에는 위축된 채로 어깨는 경직되어 있으며, 목소리는 기어들어가다가도 작은 일에 핏대를 세우고 열을 낸다. 이런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그들은 눈가에서 우울과 분노가 느껴지기도 한다.


요즘 유행하는 명상이나 불교 철학에서 강조하는 '마음 챙김'은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알아차리고, 심호흡을 통해 몸의 감각에 집중해 미래나 과거에 있는 자신을 현재로 옮겨오는 연습을 하도록 한다. 자기를 부정하거나 슬픈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생각을 멈출 수 있도록 알아차리고, 가슴을 펴고, 심호흡을 하고, 몸을 움직인다. 좋아하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잠시 그곳에 머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 인생은 원래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가장 큰 원인들 중에 하나는 '내 뜻대로 하려고 해서'라고 생각한다.

쉽게 말하자면 '남자 친구/남편/딸/아들/부모님/직장동료가 내 마음처럼 행동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그들이 내 마음대로 행동하지 않는 것은 내가 그들이 원하는 대로 행동해야만 하지 않는 것과 같다.


내 뜻대로 인생이 풀리지 않을 때, 어려움을 겪거나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여기거나 상대방이나 대상에 분노를 표출하기 보다는, '원래 인생은 그런 거다.'라고 인정해버리는 편이 낫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괴로움에 있을 때 해주고 싶은 가장 좋은 위로의 말들을 스스로에게 해 주는 것도 많은 힘이 된다.


넷. 작은 성공 경험을 늘린다

자존감이 낮은 상태의 사람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높기 때문에 그 무엇도 시도하려 하지 않는다. 망설이지 말라는 말도, 행동으로 옮기라는 말도 어렵게만 들린다. 그러니 건강한 몸을 위해 3일 간 야식을 하지 않겠다든지,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기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들을 성취해보는 것이 좋다.


성취감은 자존감을 높여주는 열쇠다. 성공했던 경험은 스스로에 대한 새로운 발견의 계기가 되며 ‘나도 할 수 있는데, 왜 못 한다고만 생각했지?’라고 물을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며 목표한 일들을 몇 가지 적고, 자기 전 체크해보는 쉬운 행동 계획표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 나아가서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내가 그동안 세운 업적을 나열하기, 영감을 주는 책을 읽기, 내가 생각하는 성공을 정의하기, 나의 제한적인 믿음에 도전하거나 안전지대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실패를 환영하고 배우는 자세로 임하기, 두려움에 맞서기 등 도전정신을 키워나가는 방법도 있다.


다섯.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누구도 완벽하지 않으며 완벽할 수도 없다. 다만 내가 성장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면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결할  있다. 1 전의 나와 오늘의 나는 생각도 모습도 달라져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것인지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것인지는  누구의 평가를 떠나 온전히 나에게 달려있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거나 누구라도 나의 약점을 알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존감은 남의 평가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 높일 수 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를 느끼고 있다면 한 발짝 떨어져서 나를 관찰하고, 내 마음에 귀 기울여주는 '나를 향하는 시간'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여섯. 남에게 하지 못할 말은 나에게도 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대하듯 나 자신을 대한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에 따라 나의 행동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말에는 힘이 있어 입 밖으로 내뱉는 동시에 효력이 생긴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긍정적인 면들이 보인다.


일곱. 감정 일기를 쓴다
모든 사람에게는 마음의 거울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체로 거울을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한다.  때마다 마음을 뜨끔하게 하는 단점이나 부족한 점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온전히 들여다보고 인정해야 마음이 편해지고, 자존감도 생긴다.


자신의 감정이 어떤 흐름을 향하고 있는지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기쁘다면 왜 기쁜지, 슬프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고, 무엇이 날 우울하게 만드는지 등 상황과 기분을 솔직하게 정리해두는 것이다. 그 속에서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가끔은 비겁하거나 얌체 같은 나도 있고, 때로는 멋진 나도 보일 것이다. 매번 감정을 기록하는 게 번거롭다면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덟. 남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남의 의도를 추측하는 것을 자제하기

타인과 나를 아예 비교하지 않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무가치함과 무능력함을 지적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만의 기준으로 남을 판단하고 남의 의도를 추측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면, 정작 나 자신의 생각이나 내가 가진 가치를 평가 절하하기 쉽다. 남과 비교하고 남의 생각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시간에 자신을 바라보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해 나가는 편이 낫다.


타인과 나는 결국 다른 인생과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들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르고, 서로의 가치가 다르듯 나는 나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상대가 내뜻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해서 슬퍼하거나 화내거나 속상해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 상황 속에서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들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


아홉. 자존감 높이는 최고의 방법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우뚝 서는 자립한 상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자존감의 원인은 대부분 어릴 적 경험이나 부모의 양육환경으로부터 시작되지만, 모든 원인을 그것으로 돌리고 탓하기만 한다면 성인으로서 주체적인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자존감이 낮은 원인을 파악했다면, 지금부터라도 나만의 삶을 살며 '성인으로서의 자존감'을 키워보는 것이 좋다.


나의 말과 행동, 그리고 삶의 전반에 내가 책임을 지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때, 어린 시절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에 의한' 자존감을 키울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삶, 지향하는 인생,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만큼 자신을 존중하게 된다.


열. 동정심(compassion)을 가지고 누군가를 돕기

봉사활동은 자존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봉사를 하면서 '내가 이 사람들보단 낫다'는 우월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 대상이 누구인지를 떠나 그 누군가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아껴주며, 돌봐주는 마음에서 인간 자체를 무조건으로 사랑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지속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나 스스로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한다.


봉사활동뿐 아니라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으면서 누군가를 돕는 경험은 상대방의 반응에 관계없이 '나 스스로를 꽤 쓸모 있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인간은 이 기분을 통해 높은 단계의 사회적 성취감을 느낀다.


열하나. 경계선 그리기. ‘No’라고 말하기

나는 '예스맨'이다. 웬만한 제안은 다 좋다고 한다. 이는 상대방과의 관계를 우선시하는 소심한 성격 때문인데, 부탁한 상대방이 나를 싫어하게 될까 봐인 경우가 있다. 그런데 사실 상대방은 내가 '노'라고 외쳐도 별 신경을 안 쓰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이 '노'를 했을 때 내가 상처 받지 않듯이 말이다. 나는 '노'를 잘 외치는 사람을 오히려 존경한다. 자신의 의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정확히 전달하는 사람이 멋져 보인다. 물론 내가 '노'를 외치면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내게는 상대방보다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절이 어려운 사람이 부탁을 부드럽게 거절하는 방법은 '생각해볼게.'라고 말하고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 이야기할지 생각을 정리하고 최대한 정중하게 이유와 함께 생각을 전달한다. 그리고 나중에 '지난번 그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상대에게 물어보는 말을 건네며 관심을 표하는 것도 좋다.


열둘. 외모 가꾸기

나는 외모가 자존감을 키우는 하나의 방법일 뿐, 유일한 열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여기서 외모를 개선한다는 것은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우울하고 슬픈 생각보다는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얼굴은 생각보다 놀랄 정도로 우리의 성격을 많이 담고 있다. 화를 자주 내거나 근심 걱정이 많은 사람은 미간에 내 천자가 깊게 자리 잡고 있고, 우울한 사람은 눈가에 그늘이 지며, 심술을 잘 부리거나 신경질적인 사람은 입꼬리가 내려가고 얼굴에 짜증이 가득하다. 내 생각과 마음은 나의 표정이 되고, 그 표정은 점차 굳어져 내 외모가 된다. 이는 얼굴이나 몸매뿐 아니라 행동, 말투, 표정, 분위기, 걸음걸이 등 모든 면에서 풍겨져 나온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각과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라고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마음이 예쁜 사람에게는 뭔지 모를 좋은 에너지가 흘러나온다. 이는 그 어떤 미남 미녀보다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고, 행복한 기운을 전달한다.



자존감이 낮은지도 모르던 시절 나는 딱히 필요하지 않은 교정을 했다. 이는 가지런한 편이었지만 살짝 튀어나온 듯한 앞니가 보기 싫었다. 돌출입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알아본 여러 치과에서는 교정을 권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어이 가능하다는 치과를 찾아냈고, 어금니를 네 개나 뽑은 후 2년 동안 시술(?)을 받았다. 교정을 하는 과정에서 교합을 위해 멀쩡한 이를 많이 갈아냈고, 잇몸이 움직이면서 많이 내려갔으며, 심지어 교정을 마치고 나니 이들이 자꾸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한다. 평생 동안 이 뒤에 보철을 붙이고,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유지장치를 끼운다. 글을 써 내려가면서 문득 내 자존감이 교정한 뒤에 이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연약한 어린 시절 마음에 생채기가 난 자존감을 억지로 끌어올려 가며 당당하게 살아보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했다. 모든 생각들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자존감이 높아졌다가도 낮아지고, 요동치는 것 또한 정상이다. 마음에도 가끔 유지장치를 해 주는 것은 당연하다. 누구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은 만국 공통의 훌륭한 유지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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