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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꼬질이들 Jun 01. 2020

코로나 이후의 세계 by 제이슨 솅커

'백만인의 서평단' 서평 이벤트

대체 언제 끝나지?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줄 상상이나 했어?


요즘 친구들과 조금만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 입에서 꼭 나오는 이야기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다.

집에 워낙 책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학생 때 책을 많이 읽고 영화를 많이 봤던 이유는 전학을 하도 많이 다녀서 친구를 사귀기 전까지는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가만히 책상에 멀뚱히 앉아있는 것보단 뭐라도 읽던지 하는 게 그나마 기분이 나았다.

6학년 때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인천으로 전학을 갔을 때, 

41번이라는(연식이 나오나요) 번호를 받은 후 무척이나 드넓어 보이던 책상에 앉아 읽던 책은 '페스트'였다.


중학교 2학년 때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 진해로 전학을 갔을 때는 놀 친구가 없어서 근처에 있던 비디오 대여점에서 한 편에 500원 하는 영화를(연식이 제대로 나오네요) 100편도 넘게 빌려 봤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간 첫날은 서울에서 전학 온 전학생을 보겠다고 전교생이 몰려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노래를 잘 부르고 재미있고 멋 부리기 좋아하던 날라리와 처음으로 열렬한 사랑에 빠졌었다. (갑자기?)


어쨌든 '페스트'에만 나오는 줄 알았던 스토리가 현실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나는 코로나의 많은 부정적인 여파 중에 가장 절망적으로 느껴지는 점은


기한이 없다는 점이다.


언제 어떻게 끝날지, 끝이 있긴 할지, 끝은 어떤 모습일지 대략적인 예측이 가능하다면 사람들의 불안은 이보단 덜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약도 없이 스스로를 고립시켜야 하는 이 환경은 멀쩡한 사람도 우울해지게 만들 수 있다.


저자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언제 올진 모르지만 어떻게 올지를 알려주고 있다.


책은 세계를 <일자리, 교육, 에너지, 금융, 통화 정책, 재정 정책, 부동산, 농업, 공급망, 미디어, 국제관계, 국가 안보, 정치, 리더십, 여행과 레저, 지속가능성, 스타트업, 불황의 미래>라는 카테고리로 나누고 있다.

그가 말하는 미래들을 간략하게 적어볼까 한다. (정말 간략하니 마음의 준비를 해주세요.)


일자리: 원격 업무의 시작. 미래에는 직장에 갈 필요가 없다.


교육: 마찬가지다. 대학 등록금이 저렴해진다.


에너지: 원격 근무와 온라인 수업으로 절약된다.


금융: 기업의 마이너스 수익이 IMF와 같은 수준이다. 국가 부채도 치솟고 있다. 


통화 정책: 양적 완화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으로 인해 생긴 인플레이션이 위험할지 저성장과 맞물린 디플레이션이 위험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재정 정책: 국가 부채가 많아져 복지 정책의 개혁이 필요하다.


부동산: 1. 기업 사무실 수요의 감소, 2. 자영업 가게 수요의 감소, 3. 주택 공급 과잉 및 가격 하락의 위험성, 4. 관광 밀집 지역의 부동산 고 위험성 5. 업무 공간에 대한 선호의 변화, 6. 물류 창고 및 유통 센터 수요 증가


온라인 화, 원격근무, 여행의 자제로 인한 부동산에 끼칠 영향이다. 3번의 경우 집을 사고 싶어서 대출을 얻은 구매자들이 직장을 잃어 대출을 부담할 수 없게 되고, 결과적으로 집들은 대량으로 부동산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재정 건전성'의 입장에서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농업: 먹고사는 게 당연하던 과거에 비해 농업이 주목받게 된다.


공급망: 사람들의 사재기가 계속될 것이다. 정책적인 제한이 필요하다.


미디어: 이 부분은 멋있어서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려 한다.


객관적 진실과 현실이 주관적 인식의 문제가 되고, 고도의 개인 맞춤형 정보는 왜곡된 인식을 강화하며, 사람들은 동질적인 하위 집단을 이루고 주관화된 정보를 소비하고 공유한다.



국제관계: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극악으로 치닫는다. 이는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가 안보: 향후 국가 안보 기관들에서는 핵심 공급업체들의 경제 및 기업 리스크를 보다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정치: 일자리를 비롯한 경제가 선거를 좌우한다.(응?), 전자 투표가 상용화된다. 실업률이 너무 높아 트럼프가 재선 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리더십: 갈수록 리더십은 필수가 된다. 다만 온라인 상에서의 리더십이 주목받는 시점이 온다.


여행과 레저: 당분간은 여행을 가고 싶어도 기껏해야 차로 근처나 다닐 것이다.(이쯤부터는 저자가 집돌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SG와 지속가능성: 활동가 투자자들의 어젠다 개수가 점차 증가할 것이고, 지속가능성과 기후 변화는 어젠다의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다.


스타트업: 자금 조달 위기에 처해 수익과 현금 유동성이 성장보다 더 높은 우선순위가 될 수 있다.


불황: 자그마치 '20년'간 드리울 불황의 그림자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지금 괜찮으면 내일은 더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저자는 책이 끝맺는 시점에 지금까지 본인이 한 말들 중에 가장 중요한 4가지 변화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재택근무의 증가

온라인 교육의 확대

의료 분야 쏠림 현상

에너지 소비 및 탄소 배출 절감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래도 희망을 가져라'라고 한다.


솔직히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두 달만에 나온 책이라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급하게 쓴 듯한 느낌이 어느 정도 묻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것 같다'는 대략적인 예감을 '그렇다'라고 말하는 미래학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왠지 아픈 것 같을 때' 의사 선생님이 '당신 아프다'라고 이야기를 하시니 '내가 진짜 아프구나'하며 안심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과 같다.


코로나가 가져 올 사회 전반의 미래에 대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듣고 싶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훑어보는 것도 미래를 똑똑하게 준비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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