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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꼬질이들 Jun 18. 2020

패션 영화 추천 by  前 뉴욕 패션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혹은 패션계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영상 목록

오늘은 패션에 도움되는 영화나 서적을 추천해달라는 구독자 분의 요청에 따라 패션 영화를 추천해보려고 해요. 


한국에서 대부분의 중고등학생들은 교복을 입잖아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제가 패션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을 하지 못했고 대학교에 가서야 비로소 제가 진짜 옷을 좋아하는구나를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오늘 굉장히 많이 사고, 입어보고, 쇼핑을 정말 중독처럼 하고는 했는데 '패션을 공부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미국 유학에 가기 전까지 패션의 이해하고 공부하는 데 있어서 어떤 것들이 도움을 줬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해요. 


저는 패션이 과장을 보태어 일종의 움직이는 예술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원시시대에는 옷을 그저 우리의 몸을 가리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했지만 이제는 보다 심미적인 용도가 많이 가미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우리 몸은 360도(입체적)로 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스토리가 있는 영화를 보는 게 책을 읽는 것보다 조금 더 와 닿는 거 같더라고요. 재미도 있고요. 


패션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고 어떤 영화를 보면 도움이 될지부터 시작해서 좀 더 관심이 생겨서 자세히 깊게 들여다보고 싶을 때 어떤 책이나 작품들이 도움이 되는지 거기에 대해서 샅샅이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먼저 영화나 TV 프로그램부터 보실게요.



1.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

미국의 정말 유명한 패션 잡지인  '보그'의 에디터의 이름이 '안나 윈투어'인데 실제 인물을 배경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이야기가 많았어요. 패션에 관심이 1도 없는 기자를 희망하는 '안드레아'라는 여자가 안나 윈투어의 비서로 들어가서  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긴데요. 

영화 속의 인물이라는 패션 매거진 보그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

거기서 일을 하게 되면서 동료들과 트러블도 많이 생기고, 안나 윈투어로부터 자꾸 무시를 당하고 자신에게 회의감이 든  안드레아가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한껏 끌어올린 다음, 허망함을 깨닫고 난 후 당당히 그 자리를 내팽개치고 홀연히 떠나는 그런 모습이에요. 영화 중에서 제가 되게 인상 깊었던 장면은 '마이젤'이라고 안드레아를 도와주는 직장동료가 있는데, 안드레아가 자꾸 자신의 직업에 대해 불평을 하고 징징 거리니까 


관둬, 그러면. 
지금 너 자리할 사람 쌔고 쌨어.
정신 차려, 여섯 살짜리 꼬맹아.
그냥 너 할 일을 해.
그 여자도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야.


안드레아는 그때부터 정신을 번쩍 차리고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어찌 보면 참 잔인하고 얄미운 직장동료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제가 느낀 바로는 그 장면은 미국에서 패션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패션 회사가 돌아가는 그런 급박한 환경, 동료들에 그런 시기와 질투, 보스의 그 엄청난 그 압박 등을 나름대로 잘 드러냈어요. 


또 다른 장면은 안드레아의 패션이 변해가는 과정 중에서 샤넬을 쫙 빼입고 회사에 출근하는 모습이 있는데요. 그동안 동료들이 안드레아를 촌스럽다고 깔보다가, 그 모습을 보고 


"Are you wearing Chanel?" (너 샤넬 입고 있어?)


"Yes."(사이다 벌컥벌컥 드링킹) 


이 장면은 씁쓸하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해서 기억에 남아요. 



2.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사실 이 티브이 쇼는 저의 성교육 영상 이기도 했는데요.(급고백) 

주인공인 '캐리 브래드 쇼'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캐리의 친구들인 미란다, 사만다, 샬롯이 나와 30대 뉴욕 여성들의 삶을 보여 준 쇼에요. 캐리의 직업은 섹스 칼럼니스트이고, 그녀가 '미스터 빅'이라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하면서 일어나는 버라이어티 한 일들을 재미있게 자신의 칼럼에 풀어내는 전개가 이어져요. 


쇼에 나오는 등장인물 같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도대체 얼마를 벌어야 하는가, 30대 여성들이 과연 뉴욕에서 저런 생활을 할 수가 있는가, 하면서 굉장히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많이 나오긴 했어요. 저도 동의하지만 그녀들이 변호사, 큐레이터 등 나름 잘 나가는 직업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에 따라 값어치가 매겨지는 뉴욕에서는 어쩌면 가능한 이야기라고도 생각해요. 그리고 생각 없이 소비를 하는 캐리의 성향으로 인해 극 중에서 카드를 돌려 막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물론 과장은 있지만, 현실적이면 드라마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근엄 진지) 

특히 패션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이유가 있어요. 그 쇼의 의상들을 스타일링하신 분은 정말 유명했던 스타일리스트인데요. 그분의 이름은 패트리샤 필드예요. 빨간 머리를 하고 과한 것들을 스타일리시하게 믹스 앤 매치(어울리지 않을 만한 것들을 합쳐 가지고 어울리게 만들어내는 스타일링)하는 걸로 유명한 그분의 스타일링을 보실 수 있어요. 

퍼스널 컬러라는 개념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극 중 인물의 캐릭터와 피부 색깔, 톤, 성격 등을 모두 분석해서 패션에 잘 녹여낸 쇼였답니다. 


참고로 야한 장면이 생각보다 꽤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재밌게 보세요.



3. 프로젝트 런웨이

한국 버전 프로젝트 런웨이도 있는데, 저는 미국 버전을 많이 봤어요. 그 이유는 제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기도 했고, 미국 패션이 되게 좋았거든요. 프로젝트 런웨이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정말 보면 좋은 쇼라고 생각해요. 


특히 '팀 건'이라는 멘토처럼 나오는 분이 있는데, 프로젝트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학생들 끊임없이 체크하시고 중간중간에 주옥같은 조언들을 던져주시는데 패션에 대한 감각을 키워주는 고마운 분이에요. 마이클 코어스라는 디자이너는 나와서 참가자들의 작품들을 보면서 평가를 하는데, 가끔 좀 너무했다 싶을 정도로 혹평을 던지기도 해요. 


'내가 디자이너였다면 저렇게 보다는 이렇게 만들었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볼 수 있는 좋은 쇼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4. EBS 패션 다큐멘터리 (esp. 마크 제이콥스 열정을 디자인하다)

저를 뉴욕에 가고 싶다고 마음먹게 해 준 디자이너는 세 명이 있었어요. 

그들은 바로 마이클 코어스, 알렉산더 왕, 마크 제이콥스


이렇게 세 명이 있었는데, 알렉산더 왕은 실제로 만나봤고, 마이클 코어스랑도 학교에서 인사를 해 봤고(제가 나온 학교를 다니다 마치지 않고 자퇴를 했다고 합니다.), 마크 제이콥스에서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어요. 뉴욕에 가도록 결심하게 만든 인물들을 만났을 때 감정이란, 심장이 터져나갈 것만 같았어요.


아무튼 그 디자이너들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마크 제이콥스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EBS에 있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디자이너라서 개인적으로는 정말 추천하고 싶은 다큐멘터리고요. 저는 EBS 다큐멘터리 중에 패션으로 검색을 해서 나오는 리스트를 거의 모두 찾아서 봤던 거 같아요. 


여러분도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고, 그 디자이너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다면 인터넷에 다큐멘터리, 영상, 영화가 무궁무진하게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실 거라고 생각해요. 



5. 팩토리 걸(factory girl)

패션과 미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예요. 그래서 미술에 관한 영화를 보는 것도 패션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미국에서 앤디 워홀이라는 팝아트의 거장이 있어요. 유명한 작품으로는 캠벨 수프, 중국의 수장인 마오쩌둥의 사진들 복사해서 컬러들을 다양하게 하고 실크스크린 기법을 사용해 판화로 제작한 작품들이 있어요. 앤디 워홀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팩토리 걸은 60년대 미국의 미술사와 패션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약간은 심오한 작품입니다.



6.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ant)

입생 로랑에 관한 영화는 시중에 굉장히 많이 나와 있어요. 저는 가장 최근에 나온 작품을 봤는데,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고 패션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은 듯해서 조금 아쉬웠어요. 하지만 그에 관한 영화는 많이 나와있기 때문에 다른 영화들도 체크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7. 코코 샤넬(Coco Chanel)

코코 샤넬도 패션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자이너잖아요. 코코 샤넬이 어떤 사람이었고, 여자의 옷이 그녀에 의해 어떻게 달라지게 되었는지 실감 나게 보실 수 있기 때문에 코코 샤넬 영화를 강추드리고요. 



8. 디올 앤 아이(Dior and I)

장인들이 직접 한 땀 한 땀 만드는 맞춤형 드레스를 '오트 쿠튀르'라고 하는데요. 장인들의 손에서 하나의 옷이 어떻게 완성되는지, 명품이 왜 명품인지에 대해 그 영화를 보시면 잘 알 수 있어요. 



9. 오드리 헵번이 나오는 영화들

티파니에서 아침을, 로마의 휴일, 사브리나, 마이 페어 레이디, 퍼니페이스 등등

오드리 헵번의 옷을 디자인 한 사람은 지방시였는데요. 엘레강스하지만 개성 있고, 가끔은 파격적인 시도도 할 줄 아는 멋진 디자이너였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예전 지방시의 룩들을 쫙 보고 싶으시다면, 오드리 헵번의 영화를 한번 체크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화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해 먼저 공부를 하는 게 좀 더 재미있게 배울 수 있으니, 내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먼저 생각해 보시는 게 좋아요. 예를 들면 샤넬은 현대적이고, 실용적이고, 세련된 룩. 중성스러우면서도 파워풀하고, 섹시한 룩은 입생 로랑. 페미닌하고 엘레강스한 룩은 디올이나 지방시. 이렇게 내가 관심 있는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를 먼저 관심 있게 지켜보기 시작을 하셔서 점점 늘려 나가신다면 금세 패션을 마스터하실 거라 생각해요.


그럼 다음번에는 패션 공부에 도움이 되는 서적과 웹사이트 등을 가지고 올게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해당 영상을 더 자세히 실감 나게 보고 싶다면~ 여기로!(클릭): https://youtu.be/3-Fzzsjb77o


알고 보면 유용하고 매우 쓸모 있는 패션 채널 무료 구독하기(클릭): https://bit.ly/2TjIJ7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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