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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꼬질이들 Mar 26. 2021

살면서 깨닫는 열다섯 가지-인간관계

서른 중반에 뭔가를 깨달았다 하기가 우습지만 감히 읊어본다

1. 나만/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인간관계에서 고생했다면 그건 굳이 나만 이상한 게 아니라 상대방도 이상한 경우가 많다. 심지어 부모님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다. 그리고 그래도 괜찮다.


2. 걔도 진짜 힘들겠구나.

이상한 상대방은 마음속에 한 가득 자신만의 짐을 싣고 고난의 행군 중인 경우가 있다.


3. 굳이 견딜 필요는 없다.

내 몸과 정신이 아프다고 소리치는데 굳이 그걸 버텨가면서 이겨낼 필요는 없다.

원한다면 하는 것도 좋지만 안 하는 방법도 있다.


4. 그 길만 있는 건 아니다. (딴 길은 더 좋을 수도 있다.)

비겁한 변명이라 생각했었다. 그 길이 아니면 안 되고, 죽어도 그 길을 걷겠다고 목에 힘줄 빡 주고 이야기할 치기 어린 때가 있다. 아니다 싶으면 굳이 그 길 안 가도 된다. 그게 현명할 때도 있다.


5. 내가 한 일은 언젠간 책임과 대가가 따른다.

아무도 모르게 나쁜 짓을 했다고 후련해하면 자손 중에 누군가는 벼락을 맞을지도 모른다. 혹은 아무도 모르더라도 내가 알기 때문에 내 마음이 불편하다. 떳떳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점점 느낀다.


6. 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해결될 때가 있다.

'원수를 미워하기보다 그냥 개울가에서 빨래나 하고 있으면 알아서 그 사람의 시체가 둥둥 떠내려온다.'는 무시무시한 중국 속담을 들은 적이 있다. 진짜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다들 공공연히 안다.


7. 바보와 맞서면 피곤하다.

바보의 정의는 자기 말만 맞다고 우기는 사람이다. 그 사람과의 논쟁은 피곤하다. 특히 발전적인 논의가 아니라 소모적인 논쟁을 즐기는 사람과 있으면 기가 빨린다. 그냥 내 생각이다.


8.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보다 더 좋은 대화법은 없다.

내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엄청난 행운이다.


9. 다른 사람에게는 소문나도 괜찮은 이야기만 하는 게 좋다.

영원한 비밀은 없다.


10. 잘 되면 배 아프고, 못 되면 기뻐하는 건 사람의 본능 중 하나가 아닐까.

뉴스에서 눈 뜨고 못 볼 험한 꼴들만 보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내가 뭔가를 하려고 하면 굳이 여기저기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80%는 하지 말라고 하고 20%는 위험하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응원하고 지지해주거나 발전적인 조언을 해 주는 사람이 근처에 있다면 그것도 행운이다. 


11. 남을 욕하면 그 욕한 행동을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사람은 남을 욕해. 이기적이야."는 "나도 사람을 욕해. 이기적이야"와 동의어다.


12.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용서하는 것보다 에너지 소모가 크다.

+나쁜 일을 쉽게 잊어버리는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다.


13. 과거를 회상하는 습관을 멈추면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다.

과거를 회상하면 좋은 일보다는 안 좋은 일이 주로 생각난다. 과거는 바꿀 수가 없다. 현재는 바꿀 수 있다. 옛날 일 생각하며 이불을 차느니 운동하며 근육이나 만드는 게 낫다.


14. 과거 생각이 도움되는 유일한 경우는 다시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반성하고 마음을 다잡을 때다.

이것도 한두 번만 하면 된다. 자주 하면 기만 죽는다.


15. 내가 내 편이 되면 세상 두려울 게 하나 없을 정도로 힘이 생긴다.

나의 가장 큰 적을 나로 만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롭다. 내가 나의 장점과 단점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외로울 때도 충만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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