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서 할 일이 세상엔 이렇게 많아.
우울하다.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도 문득문득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누굴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사나?
돈 벌면 뭐하지?
왜 태어나서 이 고생을 하나.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인간과 다른 동물들과의 차이점은 단 하나,
사유하고 반성하는 존재라는 점이라고 한다.
약한 정도의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몇몇 상담사들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버킷리스트의 어원은 약간 섬뜩하다. 예전에 사형수가 목을 멜 때 그는 양동이를 밟고 서 있는데, 집행관이 양동이를 발로 차는(kick the bucket) 방식으로 사형이 이뤄졌다. 그 양동이(bucket, 버킷)에서 이름을 따 ‘버킷리스트’라는 단어가 탄생했다고 한다. 목을 메기 전 사형수는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죽기 전에 미처 해보지 못한 일들을 후회할까? 아쉬울까? 아니면 체념할까? 아마 조금씩 전부 다 일 것이다.
친구는 곧잘 우울증을 배가 부른 사람들의 병이라고 했다. 실제로 우울증은 현대인의 병이라고 한다. 먹고살기 바쁘면 우울할 새가 없다. 배부른 소리 한다고 듣기 십상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기운이 축 쳐지고, 무엇을 해도 삶에 별 의미가 없어 보일 때가 있다.
막상 적어보니 별로 생각나는 게 없어 인터넷을 뒤졌다. 100억을 모아 100만 명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기, 사고 싶은 무엇 무엇 사기, 내 집 마련 같은 것들은 딱히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것들을 참고해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기로 했다.
나의 30대 버킷리스트
패션에 관한 유튜버 되기
동대문 도매시장 가보기
창업하기
독립하기
노래/발성 배우기
춤 배우기
여행(*프랑스, 일본, 아이슬란드, 스페인*)
열심히 사랑하기
열심히 일하기
맛있는 것 먹기
술은 즐기면서 적당히 마시기
자랑스러운 현재 만들기
번지점프해보기
패러글라이딩 해보기
외국어 배우기(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뮤직 페스티벌 가기
건강한 몸만들기
패션 분야에 전문가 되기
누드사진 찍기
컬러와 패션, 스타일링 꾸준히 공부하기
운전 배우기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며 최소로 살기
내 생애 마지막 해에 관한 간략한 글 써보기
혼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이 되기
평화롭고 안정된 사람이 되기
꾸준히 배우는 사람이 되기, 결핍에서 비롯되지 않은 배움이었으면.
카테고리를 분석해보니 대체로 일 적인 면에서의 자아실현, 건강, 인간관계, 흥분되고 긴장되는 새로운 도전에 관한 것들이었다. 골똘히 생각하다보니 그새 우울함이 가셨다.
내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뭔가 가슴 떨리는 색다른 방향으로 인생이 당신을 안내하고 있으니까.
본격 버킷리스트 권장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