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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빈 Jun 07. 2024

발표의 향과 맛을 친절하게 전하는 방법

#청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친절한 표현을 씁니다.

1) 핵심 내용은 그대로 두고 불필요한 표현은 걷어냅니다.

2) 발표가 하나의 스토리로 완성되도록 연결합니다. 

3) 청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친절한 표현을 씁니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MBTI 검사를 받았습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퀴즈로 재미 삼아 한 적은 있는데 정식 시험지에 체크하고 결과를 보며 상담 선생님에게 해석까지 들은 건 처음이었죠. 8가지 성향을 보면서 혼자 추측했던 타입, 인터넷 퀴즈로 했던 타입, 정식 테스트로 나온 타입, 이렇게 세 가지 타입의 결과는 모두 같았습니다. 제 성향은 꽤 진하고 공고하게 자리 잡은 모양입니다.  


시험도 아니고 간단하고 재미있는 테스트인데도 상담 선생님과 마주 앉으니 긴장이 되더군요. 그런 제게 선생님은 절차에 따라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먼저 말로 설명해 준 다음에 그 부분에 대해서 시험지 앞면에 나와 있는 가이드를 눈으로 보면서 한 번 더 확인하는 방식으로 반복했습니다. 혼자 읽어보라고 했으면 대충 훑고 넘어갔을 텐데 이중으로 알려주니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되었습니다. 가족으로서의 나, 일할 때의 나, 글 쓰는 나, 이렇게 우리는 여러 페르소나로 살고 있잖아요. 그런 것 상관하지 말고 정말 '나'에 대해 답을 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는 한 번 더 다짐을 했어요. 두 가지 문항 중에 정말 모르겠을 때 어떻게 선택하면 되는지도 알려주었어요. 그런 안내가 귀찮거나 번거롭지 않더군요. 잊을 수 있는 부분을 한 번 더 알려주어 좋았습니다. 


어른이 된 지 한참이라 때로 애들처럼 대해주는 서비스를 받을 때면 재밌기도 하고 은근히 좋을 때가 있어요. 시술이나 처치로 주사를 맞을 때가 있는데, 이 나이에 주사가 그렇게 무서울 일은 아니나 경직되는 건 사실이에요. 그럴 때 의사나 간호사가 "지금 들어갑니다", "이제 따끔합니다", "잘하고 계세요, 두 번 남았습니다." 이렇게 해주는 안내 멘트가 참 따뜻하게 들리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예고 없이 푹푹 찔러대는 것보다 훨씬 안정감이 들죠. 비록 짧은 순간이지만 마음의 준비를 할 여유가 생겨서입니다.


당연하고 사소하지만 그래도 알려주면 효과가 좋은 것은 발표에서도 통합니다. 청중이 발표의 흐름을 잘 따라오는 데 도움이 되는 친절한 표현들을 알아볼까요.


슬라이드에 정보를 빼곡히 담을 때가 있습니다. 도표, 그래프 혹은 맵으로 표시합니다. 한눈에 압축해서 담아 깔끔하긴 한데 설명을 듣다 보면 어디쯤을 말하는지 이해하기 귀찮아질 때가 있어요. 이럴 때 친절한 표현을 더해주면 청중이 발표의 흐름을 따라오는데 효과적입니다.


바로 설명에 들어가기보다는 "화면 가운데 그래프를 보시면" 하고 시작하면 청중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누적 평균 대비 지난해 성과가 아웃퍼폼 했습니다." 이렇게 하기보다는 다음처럼 설명해 보세요. 


"그래프에서 빨간색 선은 지금까지의 누적 평균을, 파란색 막대그래프는 지난해 성과를 나타냅니다. 파란 막대그래프가 빨간 막대를 뚫고 위로 올라가는 부분이 있는데요, 작년 성과가 평균 대비 높았음을 말합니다."


"점이 많이 모여 있는 부분을 보시면" 보다는 그 부분이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어도 좋습니다.


"화면 왼쪽에 사분할 지도가 있습니다. 지도의 오른쪽, 아랫부분을 보시면 크고 작은 점이 많이 모여 있는데요,"


이렇게 친절한 안내 멘트는 청중에 따라 조절할 필요가 있어요. '이해'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시간도 여유 있을 때 쓰는 게 좋아요. '결과'를 보고하는 목적이고 그래프는 보조 자료에 불과하다면 간략하게 의미만 언급하고 넘어가는 게 좋습니다. 


몇 가지가 열거될 때에는 듣는 사람의 머릿속에 구조를 먼저 그려주면 좋습니다.  


온오프라인 전략을 소개한다면 먼저 이렇게 구조를 그려주세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가지 중에서 먼저 온라인 마케팅 전략입니다."


어떤 방법들이 몇 가지 있을 때도 서수를 사용하면 좋습니다.  


"총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중략), 두 번째는 (중략),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중략)입니다."


작고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말이지만 감초 같은 역할을 하는 친절한 표현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표현과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덧 마무리를 향해가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발표를 마무리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리고 그 밖의 이야기들을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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