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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천변만화
Nov 18. 2024
영혼과 詩; 샛별
샛별, 금성
<별>
별이 나이를 먹었다
별이 붉어졌다
걸으며 헤아려본다
그래 근 이십 년
내가 너를 처음 본지
별도 나이를 먹는구나
별도 늙는구나
별도 나이를 먹는데...
사람의 나이 듦이
아니, 내 나이 듦이
나이 듦의 상처와
나만 아는 치부와 비밀들이
그 세월들이
부지불식간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게 느껴진다
별도 나이를 드는데...
저렇게
온 세상 존재들이 다 알게끔 붉어지는데
나 따위의 나이 듦이 어떠한가
무엇이 대수인가
늘 맞서 빛나면 된다
저 별은 맞선다는 저항도 마음도 없이
열심히 빛나다
나이가 들고 붉어졌다
내일은
나의 터덜터덜한 초저녁을 바라봐주고
들썩이던 깊은 밤을 바라봐주고
사그라든 채 기절해 가던
내 새벽을 깨우던
저 별의 이름을 알아야겠다
이 시를 쓴 건 2018년도 혹은 2019년도였던 것 같다.
내가 본 별의 이름은 금성이며
태양계 내에서 태양으로부터 두 번째에 위치한 행성이다.
또 다른 이름은 샛별.
비너스의 별이자 목자의 별이라고도 불린다.
불교에서 석가모니는 이 샛별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고
기독교에서는 이 별이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지옥의 반항아,
루시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 별을 볼 때마다
대상 없이
까닭 없이
답 없이
그리워하고 넋을 놓은 것이 나만은 아니었
나
보다.
하지만 나보다 아름답고 나보다 나이 많은 저 별이
여전히 내 눈에는
애기
같고 애처롭고 대겹스럽게 보이는 일은
인간만의 잘난 착각이자 능력이자 이기의 감성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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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시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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