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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과마눌 Mar 27. 2019

읽었던 시를 다시 읽어 보다

문태준, 겨울 강에서

슬픔이 슬픔이어도 강 어부가 얼음낚시를 하러 

음에 뚫어놓은 모란꽃만 한 구멍 같았으면

 그대 가슴속에도 몸이 투명한 빙어 떼가 노는가


<문태준, 겨울 강에서> 중에서



얼음낚시는 몰라도

모란꽃 사이즈야 내 좀 알지.

뭔 꽃이 꽃대에 비하고, 꽃 봉우리에 비해 

그리 어마어마 한지


읽으면서 위로가 되었다.

저만치 큰 구멍이 얼음낚시 구멍으로 뚤렸으면,

빙어떼가 아니라, 

고래도 잡을수 있겠다 싶어서.


정작 난공불략은

'투명한'이라고 그은 선




  

* 사진 위는 시인의 시중 앞 부분


* 사진 아래는 쑥언늬의 2017년 12월 겨울에 쓴 사설


............................................




다시 읽어 본다










겨울 강에서 




                 문태준




슬픔이 슬픔이어도 강 어부가 얼음낚시를 하러 


얼 음에 뚫어놓은 모란꽃만 한 구멍 같았으면


 그대 가슴속에도 몸이 투명한 빙어 떼가 노는가




얼음 구멍 아래


치마 한 감 거리 빛 속




반짝이는 빛이었구나 빛의 한 마리 몸이었구나.


찬 없는 밥을 삼키던 누이는 


머릿수건 올려 찬물 한 동일 이고 돌아오던 키 작은 


내 누이는 


  




                 -그늘의 발달, 문학과 지성사










여전히 모란이 어마무시 큰 꽃이라


슬픔이 빵빵 뚫린 그 얼음구멍 또한 대빵이리라


그리 크게 뚫린 구멍이란 


얼음보다는 사람들 가슴에 주로 있는 바




남들 다 크는 키도 작고


찬 없는 밥도 좀 먹어 줘야 하고


거기에 몸뚱아리만한 물동이도 좀 이고 날라야 하는


그런 빛같은 사람들에게


빚 갚듯이 쟁여 놓은 것들 노니는 투명한 빙어떼란 말인가 




갈수록 속물이 되는 나는


반짝이는 빛도 싫고


뭐 좋다고 노니는 빙어떼도 싫고


애시당초 빛 같은 사람에겐 스스로 더욱 빛 날 자유 주고 


빚 갚을 사람에겐 염치포함 복리이자를 받아 내고 싶다지




날 가르친 세월에 감사요


희생타 누이는 빠이요







*쑥언늬 사설은 시인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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