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거 본 날 말이다
느릅나무가 있는 골목
유희경
오래전, 나도 당신도 없고 그러니 어떤 단어도 추억할 수 없는 골목에서 모두 잠들어 아무도 깨지 않게 생활이 돌아눕는 느릅나무가 있는 골목에서 아무도 태어나지 않아 우는 것도 없는 그 가만 새벽에, 어린 부부는 서로를 꼭 끌어 안았을 것이다 고요는 잎보다 꽃을 먼저 흔든다
- 시집, 당신의 자리 -나무로 자라는 방법
당근을 썰다 검지를 더불어 썰자
나대던 열 손가락이 묻고 더불로 가자며 드러 누웠다
지적질 잘하는 피해자 검지는
당근보다 붉은 피에 흥분하여
칼 든 오른 손 멱살을 잡았고
배울만큼 배운 오른 손은
꾸욱 참으며
잠시 쉬었다 가는 걸로 합의를 도출 해내었다
이런 날
여적 2019냔
다만 화이팅뿐인
이즈음
어울리는 시
* 사진 위는 시인의 시
* 사진과 아래의 사설은 쑥언늬의 다큐멘터리 실화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