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말이다
그리움도 원망도 아름답게 남았다는 양준일의 노래
리베카를 반복해서 들습니다.
때에 맞게 피었다가 아름답게 사라지는 존재란,
자연에서도, 인간사에서도 쉽지 않습니다.
우린 늘 너무 일찍 피었거나, 너무 늦게 피웁니다.
열심히 피웠는데 겨울인..
그래서 쓸쓸한 이 꽃은
시대를 앞서간 양준일 같고, 또 누구누구 같고, 또 나와 같습니다
누군들 시의적절한 타이밍을 타고,
누군들 제대로 인정받으며,
누군들 오해 없이 순탄하게,
누군들 마음껏 재능을 펼치고 싶지 않았을까요
양준일의 슈가맨 무대를 반복해서 듣는 사람들에게
그의 노래와 파격적이었던 그의 퍼포먼스가 가슴을 두드리는 이유는
시대의 운을 빗겨 간 한 재능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감정이입에 있습니다.
어찌 한번 잘해 볼 수도 있었던,
귀한 지난 젊은 나날의 도전과 좌절을 이제야 알아보는 관객에겐
남의 일 같지 않는 연민과 회한이 부채감과 디범벅되어
표정관리가 힘들어지는 그런 무대였지요.
그러나,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니,
앞서간 가수의 무대에 대한 몰이해와 돌을 던진 관객에게 상처 받았던 그를
예전 활동을 담은 유튜브를 통하여, 편견 없이 평가하며,
다시 그를 불러 내게 한 어린 세대들의 열린 마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주어진 그런 부름에
준비되고 관리된 몸과 마음으로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가능케 한 양준일 씨에게도 브라보~
두 번째 기회에 박한 세상사
이제는 지겹게 가늘고 길게 길게 사는 우리가
스스로를 갈고닦아서
자신을 위해 두 번째 판을 깔고
양준일 가수의 손가락 한 마디 한 마디 살아 있는 그 각처럼
그리고 녹슬지 않았던 그 토끼춤의 잔망스러운 스텝처럼
어찌 한번 해 봐도 되지 않을까 영감 받아 봅니다.
그까짓 거
그동안 세상이 배우라던 기술
더러워서 갈고닦은 먹고사는 기술
허리띠에 묶고 어찌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움도
원망도
아름답게 남았으니.
눈물을 멈추고..
나의 사랑
나 자식
둠칫 둠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