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비 내리고
나희덕 시인
언젠가
둘째 중짜가 늦은 밤 나를 찾아왔다.
나야 뭐
늘 그렇듯이 침대에 누워
아이패드에 코를 박고 있었지
평상시 말도 별로 없는 녀석인데,
내게 물을 것이 있다며, 바로 질문 들어간다.
이렇게 슬퍼지는 것도 사춘기의 일부냐고.
마음이 빈 것 같고,
슬픈 감정들이 가만히 있는 자신에게 찾아 와서
일렁이게 한다고.
내가 말했다.
사실 그렇게 슬프고, 허무함을 느끼는 것은
사춘기의 일부가 아니라,
인간의 일부란다.
그 감정들이 사람을 사람답게 하고,
숱한 예술을 탄생시켰지.
그리고, 그런 감정들을 어떻게 대하는 가가
그 사람을 결정한단다.
외로움은 많은 걸 불러 들이니까..유혹까지 말이야.
엄마한테 와서 이리 말해줘서 땡큐.
엄마도 이런 감정을 느끼냔다.
너희들끼리 잠들었는데,
아침에 엄마가 너희 침대에서 발견될 때가 많지.
중짜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 때가 바로 그 때.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사춘기화이팅
#더러븐외로움에떨고
#슬픔에일렁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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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날일상에서
#다시꽥꽥거린너와나
#그래서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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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