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수 시인
이제, 다시는 그 무엇으로도 피어나지 마세요. 지금, 어머니를 심는 중.....
문인수 '하관' 전문
채 마치지 못한 두문장
스물일곱 자로
어머니의 삶과
그 삶을 함께 겪었던 시인의 마음이 표현되었다.
이게 시고,
이게 시인의 내공이다.
받은 것이,
사랑이든..
설움이든..
자신의 어머니가
그 무엇으로 피어나서
다시금 자신이 목격한 것처럼 살길
원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누굽니꽈아아아
개구진 세 아이를 키우며
한참을 뒤떨어졌던 인간다운 삶이
어서 와.. 이런 삶 처음이지.. 하고
이제야 내게 손짓을 한다
부랴부랴 업데이트시키느라
시인들을 두루두루 엮어서
시 메뉴판 같은 시선집에서
내가 고른 시인들은
귀신같이 다들 연식이 되더라고..
누구의 사랑노래도
누구의 실연 노래도
한 손에는 시집을
다른 한 손에 귀이지 개를 들고
귀를 파는 이 아줌니를 말리지 못하였으나,
그 사랑이..
그 이별이..
비린내 폴폴 풍기던 혈육의 꼬질꼬질한 삶일 때
그리고, 경황 중에 당한 허황한 작별일 때
나는 파던 코에 손가락을 묻고
짠내를 들이마신다.
우리 대중소 세 마리는
어찌하여
에미를 파고들 때
겨드랑이며,
목 뒤꼍이며
사타구니에다가
얼굴을 묻을까
때 묻은 남루함은
또 이리 대를 이어 전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