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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과마눌 Aug 04. 2018

사랑한다는 문장을 쓰는 저녁

신용목시인의 산문집 - 우리는 이렇게 살겠지

나무로부터 가장 멀어진 가지 하나가 어둠의 가장 깊숙한 곳을 찌르는 저녁입니다.  그러므로, 나로부터 가장 멀어진 생각 하나가 사랑의 가장 깊숙한 곳을 찌르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오늘은 가을로부터 가장 멀어진 오늘입니다. 순간순간이 그 끝이고 난간 같습니다. 그 난간에 파르르 떨며 세계가 찔려 있습니다.  머지않아 기억이 붕대를 들고 저마다의 세계에 문안을 가겠지요. 가까이, 환부를 보이며 웃어줄 순간순간의 저녁이 지나갑니다.  나는 이제 한 장의 잎이 물드는 속도로 하나의 문장을 써내려갈 작정입니다.

                                                                       - 신용목,  사랑한다는 문장을 쓰는 저녁

늘 가는 숲의 여름

요새 가장 애정하는 신용목 시인

시가 다 좋은데..
뭔가 분명 쫌 마이 아는 시인인데..

풍경을 그리고, 잃은 아버지를 그리고, 사랑을 그리고..
그리고 그리다가.. 우주도 그리신다.

그가 그린 풍경을 따라가고,
그가 겪은 만고의 슬픔을 멍하니 구경하고,
그를 통과한 사랑에,  또 낚여주다가,
그가 설명하는 우주에서 길을 잃는다


그리하여, 겟한 산문집
'우리는 이렇게 살겠지'


산문집 이래매?
이렇게 모두 시같으면 반칙요~


그래도 많이 친절해진 시인


나는 
또 풍경을 같이 바라보고,
슬픔을 또 에궁하고,
사랑에 또 당하심에 희번덕하고
빅뱅에 또 이쿠한다지


늘 가는 숲의 가을

가을로부터 가장 가까워진 어느 날 

한 장의 잎이 물드는 속도로 쓰여진 시인의 한 문장을 
산책길에 주어 주머니에 넣어두고
까맣게 잊었던 어느 한 잎처럼
다시 발견할란다

그리고,
그의 속도로 읽어 볼란다

애정하니까..
난, 노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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