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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과마눌 Aug 27. 2018

불주사같은 엄마

한국인에게 엄마란..?

불주사   
                            
                                                   -이정록
 
 
 
내 왼어깨에 있는 절이다
절벽에 지은 절이라서 탑도 불전도 없다
눈코 문드러진 마애불뿐이다
귀하지 않은 아들 어디 있겠느냐만
엄니는 줄 한번 더 섰단다
공짜라기에 예방주사를 두 번이나 맞혔단다
그게 덧나서 요 모양 요 꼴이 됐다고
등목해줄 때마다 혀를 차신다
보건소장이 아주 좋을 거라 해서
한번 더 맞히려 했는데 세번째는 들켯단다
크는 흉터는 부처님도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이것 때문에 가방끈도 소총 멜빵도
흘러내리지 않아 좋았다 말씀드려도
자식 몸 버려놓은 무식한 어미를 용서하란다
인연이란 게 본래 끈 아닌가
내 왼어깨엔 끈이란 끈
잘 건사해주는 불주사라는 절터가 있다
어려서부터 난 누군가의 오른쪽에서만 잔다
하면 내 인연들은 법당 마당 탑신이 아니겠는가
내 왼거깨엔 엄니가 지어주신
불주사가 있다 손들고 나서려고만 하면
물구나무서버리는

마애불이 산다

마애불이 산다


서로 듁이지만 마라..이늠들아..

엄마가 되고 나니
엄마가 보인다

여러 찔이더라
국산이시라..

엄마
대부분, 그냥 엄마
어쩌다, 무늬만 엄마
드물게, 머리 검은 짐승 엄마

그러나,
이정록 시인의 불주사는
한국하고도, 중장년, 그리고  아재
그들의 가슴팍을 꿰 뚫고 지나가는 그 엄마

사는 거 그까이꺼
본질은 늘 신파
알고도 늘 코끝을 내어주는 그 이야기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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