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서울의 대형 병원까지
부모님은 한 달에 적게는 두 번,
많게는 세 번을 올라오신다.
차로 꼬박 4시간 반.
차라도 밀린다 치면 대여섯 시간을 넘어간다.
피로한 몸을 이끌고 서울로 향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환자들과 함께 무한정 대학병원 진료실의 호출을 기다리는 부모님.
그리고 어느 날 병원에서
나는 내 인생 가장 슬픈 뒤통수 둘을 보았다.
여느 날처럼 진료를 마친 뒤
지친 부모님을 위해 진료실 밖으로 나가 편한 곳에서 쉬시라고 말씀드렸다.
나는 진료비 수납과 타과 진료 예약 일정 등을 잡기 위해
진료실 근처에서 동분서주했다.
마침내 주어진 일을 마무리하고 부모님을 찾아 나섰다.
거기서 보았다.
병원 로비, TV 앞 대기실 의자를 가득 메운 사람들.
그중 단박에 내 눈길을 잡아끈 뒤통수 둘.
흔하디 흔한 파마머리지만,
그날 유독 슬퍼 보였던 엄마의 뒤통수.
그리고 이제는 염색을 못해 반년 만에 노인이 되어 버린,
힘없는 아빠의 뒤통수.
세상에서 가장 슬픈 뒤통수에
눈물이 차올랐다.
하지만 이날도 이를 악물었다.
보호자인 내가 약해질 수 없기에.
하지만 그날의 슬픈 뒤통수 둘의 잔상은
쉽사리 잊을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