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새벽 5시,
책 쓰기를 위한 독서모임을 하는 중이다.
10명 내외 사람들과
현재 쓰는 책 쓰기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이후 30분 간 독서를 하고 책에서 표현한 방식이나
피해야 할 부분을 내 책 쓰기에 적용하는 것이다.
오늘 이슈가 된 것은 현재 집필 중인
내용을 어디까지 나누냐는 것이다.
날 것 그대로의 초고를 올릴 것인가,
아니면 어느 정도는 수정하고 나눌 것인가.
코칭하는 리더 작가는
서로를 격려하는
사람들에게만큼은 꾸밈없이
나누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격려보다는 평가에 익숙한
불특정 다수에게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쓰고 있는 글과 책에
비판을 받게 된다면 계속 쓸 수 있는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라며.
이 조언을 듣고
나는 글을 공유하는 것이
마치 음식을 나누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독자에게 책으로
생각을 먹이는 사람이다.
모든 음식이 판매되는 음식은 아니듯,
습작도 마찬가지다.
판매하지 않는 음식이라고 해서
맛없는 건 아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이 집밥 타령을 하는 것은
그만큼 정감 있는 음식을 그리워해서가 아닐까.
편안한 친구가 찾아오면 때로
반찬통에 담겨 있는 음식을
그냥 먹기도 한다.
처음 쓴 글을 친밀한 사람들에게
공개한다는 것은 이런 게 아닐까.
책 쓰기 모임, 독서모임을 가지며
저마다의 생각과 감정의 냉장고에서
꺼내놓은 반찬들을 맛볼 기회가 많았다.
참 맛있었다.
어떤 반찬은
정말 반찬가게와 식당 메뉴로
팔아도 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작가가 정성 들여 준비한
생각과 감정의 음식이 곧 독자가
서점에서 사보는 책이 될 것이다.
정말 그러리라 본다.
아니, 그래야 한다.
생각과 감정에 배고픈
독자들이 세상에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쓰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대신에 파는 음식은
그냥 주는 음식과 다르기에
작가인 셰프가 고생해야겠지만.
지난주 원주로 이사를 했다.
누군가 우리 집을 찾아오면
집밥 한 그릇 대접하고 싶다.
수정 없이 막 올린 내 글을
이 곳에 남긴 마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