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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현 Jan 28. 2021

글을 나눈다는 것

책 쓰기 비유

평일 새벽 5시,

책 쓰기를 위한 독서모임을 하는 중이다.

10명 내외 사람들과

현재 쓰는 책 쓰기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이후 30분 간 독서를 하고 책에서 표현한 방식이나

피해야 할 부분을 내 책 쓰기에 적용하는 것이다.


오늘 이슈가 된 것은 현재 집필 중인

내용을 어디까지 나누냐는 것이다.

날 것 그대로의 초고를 올릴 것인가,

아니면 어느 정도는 수정하고 나눌 것인가.


코칭하는 리더 작가는

서로를 격려하는

사람들에게만큼은 꾸밈없이

나누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격려보다는 평가에 익숙한

불특정 다수에게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쓰고 있는 글과 책에

비판을 받게 된다면 계속 쓸 수 있는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라며.


이 조언을 듣고

나는 글을 공유하는 것이

마치 음식을 나누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독자에게 책으로

생각을 먹이는 사람이다.


모든 음식이 판매되는 음식은 아니듯,

습작도 마찬가지다.


판매하지 않는 음식이라고 해서

맛없는 건 아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이 집밥 타령을 하는 것은

그만큼 정감 있는 음식을 그리워해서가 아닐까.


편안한 친구가 찾아오면 때로

반찬통에 담겨 있는 음식을

그냥 먹기도 한다.

처음 쓴 글을 친밀한 사람들에게

공개한다는 것은 이런 게 아닐까.


책 쓰기 모임, 독서모임을 가지며

저마다의 생각과 감정의 냉장고에서

꺼내놓은 반찬들을 맛볼 기회가 많았다.


참 맛있었다.


어떤 반찬은

정말 반찬가게와 식당 메뉴로

팔아도 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작가가 정성 들여 준비한

생각과 감정의 음식이 곧 독자가

서점에서 사보는 책이 될 것이다.


정말 그러리라 본다.

아니, 그래야 한다.

생각과 감정에 배고픈

독자들이 세상에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쓰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대신 파는 음식은

그냥 주는 음식과 다르기에

작가인 셰프가 고생해야겠지만.


지난주 원주로 이사를 했다.

누군가 우리 집을 찾아오면

집밥 한 그릇 대접하고 싶다.

수정 없이 막 올린 내 글을

이 곳에 남긴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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