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 않을 권리
흠결 없는 완벽함을 향한 욕망은 불행의 씨앗이다.
흠결 없는 완벽함을 향한 욕망은 불행의 씨앗이다. 다행히 그 불행의 씨앗이 싹트지 못하게 막을 방법이 있다. 모든 방면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기 위한 출발점에서 우리는 “이걸로 충분해.”라고 말할 수 있는 단호한 태도를 지녀야 한다. 그 후부터는 힘든 과정의 연속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어’라는 깨달음의 순간들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내게 그 순간은 필리핀 휴양지에서 덜덜거리는 피크닉 보트를 타고 있던 순간이었다. 어떤 사람은 출근길 전철에서 그런 깨달음을 얻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오랜 기간 거울 앞에 설 때마다 딱 10kg만 빠지면, 날씬해지고 예뻐질 수만 있다면 세상 모든 걸 거머쥘 수 있다고 믿었다. 진짜로 그렇게 생각했다.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다시 좋아질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릇된 믿음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대체 어떻게 그렇게 순진하고 멍청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날씬해지면 나랑 수년째 동거 중인 남자와 좀 더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말이 안 되잖아! 둘째, 같이 사는 여자의 몸매를 그토록 중시하는 남자를 내가 진정 사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도 없었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아끼는 것, 세상 그 누구보다 자기를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은 건강한 이기주의이다. 그런데 한 가지만큼은 지금까지도 아주 힘들게 느껴진다. 자신을 남들과 끊임없이 비교하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훨씬 더 도움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잘 실천이 되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늘 스스로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거나 비교를 당하면서 살아왔고, 게다가 각종 언론 매체나 우리 사회도 그걸 강요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나를 타인과 비교하는 습관을 버리기가 더 힘들어진다.
근데 생각해 보면 비교만큼 쓸데없는 짓거리도 없다. A라는 친구처럼 사회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B라는 친구처럼 몸매가 예뻤다면 얼마나 좋을까, C라는 친구처럼 운동에 대한 열정이 나도 강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가 나아닌 누군가가 될 수는 없다. 내게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떤 단점이 있든 간에 그게 다 모여서 나라는 존재가 탄생한다.
“지금부터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내 단점들 대신 내가 좋아하는 내 장점들에만 포커스를 맞춰 보자”라는 제안에는 커다란 지혜가 담겨 있다. 자신의 단점만 바라보는 습관 속에는 엄청난 파괴력만 있을 뿐이다. 우리에겐 제2의 몸이 없다. 단 한 개의 몸만 있을 뿐이다. 그 몸이 지금 어떤 모습이든 그게 바로 내 몸이다. 그중 일부는 생활습관 때문에 갖게 된 것일 테지만 대부분은 타고난 것, 유전적인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몸은 싫지만 평생 떠안고 살아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그 몸이 바로 나이고 내가 바로 그 몸이라는 사실, 그 몸이 내게 다양한 감정들(아쉽지만 개중에는 부정적 감정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을 발동시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기 몸을 대하고 아끼며 사랑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지난 몇 달간 깨달은 점들을 두서없이 나열해볼까 한다. 그동안 이 기준들에 따라 살아 보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개중 몇몇은 아마 당연한 소리들일 거고, 또 다른 몇몇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 정곡을 찌르는 진리가 담겨 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결론은 간단하다. 여성 동지 여러분, 제발 자신을 사랑하세요. 당신은 세상에 둘도 없이 유일무이한 존재니까요!
*본 포스팅은 《아름답지 않을 권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우리 자신을 사랑해요.
당신은 세상에 둘도 없이 유일무이한 존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