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이야기>
뇌 기능 향상의 핵심은 효율성이다.(그 이유는 이전 포스팅에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통해 좀 더 똑똑해지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까? 교육과 학습은 분명 그 방법 중 하나다. 더 많은 사실, 정보, 개념에 자신을 적극적으로 노출시키면 우리가 기억하는 모든 것이 결정적 지능을 크게 향상시킨다. 또한 자신의 유동적 지능을 가능한 한 많은 상황에 적용시킴으로써 개선할 수 있다. 이처럼 교육과 학습은 좋은 방법이긴 하나 모두가 알다시피 쉬운 방법은 아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게 되면 뇌 구조에 변화가 일어난다. 뇌는 쉽게 변형되는 기관이다. 따라서 자신에 대한 요구 사항이 있으면 뇌는 이에 대해 물리적으로 맞출 수 있으며, 또 실제로 그렇게 한다. 뉴런은 새로운 기억을 인코딩하기 위해 새로운 시냅스를 만든다고 말이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뇌의 전반에서 일어난다.
한 예로 전두엽에서 운동피질은 자발적인 움직임을 계획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운동피질의 여러 요소는 몸의 각기 다른 부분을 통제하며, 운동피질이 해당 신체 부위에 얼마나 집중 적으로 작용하느냐는 얼마만큼의 통제가 필요한가에 달려 있다. 운동피질은 얼굴이나 손처럼 미세한 통제가 많이 필요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관여한다. 이는 물론 일반적인 사람의 경우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악기를 다루는 사람은 손과 손가락을 미세하게 통제하는 운동피질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들은 대개 어릴 때부터 악기 연주를 위해 아주 복잡하고 빠른 손동작을 연습해왔기 때문에 뇌가 이에 맞춰 점점 변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새로운 기술이나 능력을 배우게 되면 신경 주위의 미엘린myelin(신호 전송 속도와 효율성을 담당하는 지원 세포가 만드는 막)이 발달하여, 관련된 백질이 더 향상된다는 증거도 있다. 즉, 우리의 뇌 기능을 향상시킬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와우! 이는 분명 희소식이다. 그런데 나쁜 소식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모든 방법에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하지만 그에 비해 성과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 있다. 뇌는 복잡하고 엄청나게 많은 기능을 담당한다. 따라서 다른 영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서 특정한 영역의 능력만 향상시키기는 쉽다. 음악가들은 악보를 읽고 소리를 분석하는 것에 대한 교과서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수학과 언어도 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뇌는 일생동안 상대적으로 변형이 가능한 유동적 상태지만, 뇌의 구성 형태나 구조는 사실상 ‘고정되어’ 있다. 그 기다란 백질관과 길(뇌량)은 아직 발달이 이루어지는 단계인 초기에 만들 어진다. 그리고 20대 중반쯤 되면, 뇌는 완전히 발달되어 그때부터는 미세한 조정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현재 연구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처럼 유동적 지능은 성인이 되면 ‘고정’되며, 유전 및 성장 과정에서의 요인(부모의 태도, 사회적 배경 및 교육 등)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수많은 회사들이 지능을 향상시켜준다는 ‘두뇌 훈련’ 게임과 기기들을 팔고 있다. 이들 상품은 다양한 난이도의 퍼즐이나 문제로 되어 있으며, 자주 할수록 그만큼 점점 잘하게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것만’ 잘하게 된다. 아직 이런 상품들이 전반적으로 지능을 향상시켜준다는 점을 뒷받침할 만한 제대로 된 근거는 없다.
일부 사람들, 특히 시험을 앞둔 학생들은 집중력이나 주의력을 향상시키고자 리탈린Ritalin이나 애더럴Adderall 같은 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이 약들은 ADHD에서 보이는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이 약을 복용하면 원하는 능력을 잠시 아주 제한적으로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약의 주치료 목적인 해당 증세가 없는데도 이처럼 뇌에 영향을 미치는 강한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한다면 그 결과는 매우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약을 통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집중력을 늘리게 되면 비축된 에너지가 빨리 소모된다. 다시 말해 평소보다 더 빨리 피곤해져서 (예를 들면) 시험 내내 졸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지능을 향상시켜준다는 음식(생선류 등)도 많다. 하지만 이 또한 확실히 증명된 바는 없다. 이 음식들은 뇌의 한 측면을 아주 미미하게 향상시킬 뿐, 영구적으로 광범위하게 지능을 향상시키기에는 부족하다.
요즘 한창 떠들어대는 기술적인 방법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tDCS(저전류 전기를 원하는 뇌 영역으로 흘려보내는 방법)다. 2014년 드자밀라 벤나비Djamila Bennabi 와 그녀의 동료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tDCS는 건강한 사람들이나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나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있어 기억이나 언어와 같은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또한 지금까지는 부작용을 겪은 사람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물론 이런 기술들이 보편적인 치료법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뭐, 좋다. 지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치자. 이를 위해서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우리가 능숙하게 하고 있거나 알고 있는 것을 그냥 이행하지는 않는다. 어떤 일에 매우 능숙해지면, 뇌 역시 아주 능숙해져서 그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만약 지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여러분은 자신의 뇌를 능가할 수 있을 만큼 아주 결단력이 있거나 더 똑똑해져야 한다. 어떤가? 할 수 있겠는가?
* 본 포스트는 《뇌 이야기-엄청나게 똑똑하고 아주 가끔 엉뚱한》 중 'Part 4-04'을 요약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