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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의창 Jul 20. 2018

키 큰 사람이 더 똑똑할 확률이 높다, 진짜다

<뇌 이야기> 

제목을 보고 화부터 나서 들어오신 분들 잠깐! 
아래 연구 결과를 보셔요! 제발!!


무조건 키 큰 사람이 더 똑똑하다는 게 아니다확률이라는 거다퀴리 부인이 해리포터 나오는 해그리드보단 무식하진 않았을 것이다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왜 그런 확률이 나타냐는 것이다

키와 지능의 상관관계는 0.2라고 부른다. 이는 키와 지능의 관계가 5명 중 1명 정도에게서만 나타난다는 뜻이다따지고 보면 별 차이도 없다임의적으로 키 큰 사람 한 명과 키 작은 사람 한 명을 선택해서 IQ를 재보자. 누가 더 똑똑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그러나 이 실험을 계속 반복해서 하다 보면, 1만 명의 키 큰 사람들과 1만 명의 키 작은 사람들이 있을 때 전체적으로 키 큰 사람의 평균 IQ가 작은 사람들보다 약간 더 높게 나타날 것이다차이라고 해봐야 3~4점 정도지만많은 연구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패턴임은 분명하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임의적으로 키 큰 사람 한 명과 키 작은 사람 한 명을 선택해서 IQ를 재보자. 누가 더 똑똑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실험을 계속 반복해서 하다 보면, 1만 명의 키 큰 사람들과 1만 명의 키 작은 사람들이 있을 때 전체적으로 키 큰 사람의 평균 IQ가 작은 사람들보다 약간 더 높게 나타날 것이다. 차이라고 해봐야 3~4점 정도지만, 많은 연구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패턴임은 분명하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키와 지능 간의 관계에 대한 유력한 원인 중 하나는 유전이라고 한다지능은 어느 정도는 유전된다고 알려져 있다하지만 인간에게는 지능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있어서이 유전자가 활성화되거나 강해지면 우리가 더 똑똑해진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그러나 지능은 여러 가지 프로세스들의 총합이며이 프로세스들은 여러 다양한 유전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키를 결정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이며그중 상당수는 유전적이다일부 과학자들은 지능과 키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유전자(혹은 여러 유전자들)가 있으며따라서 키와 지능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기능을 하는 것은 당연히 가능한 일이다이를 다면발현pleiotropy이라고 한다.





또 다른 주장으로는 성장 단계에서 잘 먹고 건강하게 지내면 키가 클 수 있고이로 인해 뇌도 튼튼해질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지능 발달에 유익해진다는 생각도 있다그러나 이는 아주 단순한 생각이다아무리 훌륭한 영양 섭취를 하고 최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해도 키가 작을 수 있다혹은 잘 먹고 잘 자라서 키는 크지만 머리는 멍청할 수도 있다그리고 어떤 이들은 이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뇌의 크기는 관련이 있을까키가 크면 대체로 뇌의 크기도 크다그러나 뇌의 크기와 일반적인 지능 간의 상관관계는 아주 미약하다하지만 이는 상당히 뜨거운 논쟁거리다. 뇌가 더 크다는 것은 팽창하거나 발달할 수 있는 자원이 더 많다는 뜻이므로 논리적으로 이 주장의 타당성을 높여준다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다시 말해 큰 뇌는 높은 지능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단지 좀 더 똑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정도일 거라는 말이다.

유전자, 부모의 훈육 방식, 교육 수준, 문화적 기준, 전반적인 건강 상태 등 이 모든 요소는 뇌가 지적인 활동을 수행하는 역량이나 그 가능성을 결정한다. 인간의 지능을 인간의 문화와 따로 떼어내서 생각하는 것은 물고기의 발달을 물과 별개로 생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진 출처: trip down memory lane

문화는 지능이 발현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하여 1980년대 마이클 Michael Cole은 대표적인 사례를 제시했다그의 연구팀은 아프리카의 외딴곳에 사는 크펠레족을 찾아갔다
  
이 부족은 현대 문명과 외부 세상으로부터 거의 차단되어 있었다이들은 크펠레족 사람들도 동등한 인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지 관찰하고자 했다초반 실험 결과크펠레족 사람들은 가장 기본적인 지능만 가지고 있었으며다른 발달된 국가의 아이들이 손쉽게 푸는 간단한 문제조차 풀지 못했다이는 크펠레 족의 원시 문화가 지능을 발달시킬 만큼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거나 크펠레족의 어떤 생물학적 특성 때문에 지적 발달이 저해되었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낙담한 한 연구원이 크펠레 사람들에게 바보들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보라고 하자 이들은 바로 정답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물건을 그룹별로 나누는 테스트를 실행했다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감안한 실험이었다범주(도구동물돌로 만들어진 것나무 등)에 따라 나누게 했다하지만 크펠레족은 항상 기능별(먹는 것입는 것땅을 팔 때 쓰는 도구 등)로 물건을 분류했다이들은 땅에 의존해서 먹고살아가므로물건을 임의의 범주로 분류하는 것은 이들에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행동즉 바보나 하는 짓이었던 것이다우리는 이 사례를 통해 지능이라는 개념이 환경과 사회의 선입견에 의해 아주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 역시 또 다른 예로 들 수 있다이는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말한다. 1965년 로버트 로젠탈과 레노어 제이콥슨은 초등학교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지능 검사 결과를 알려주고는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가르치고 또 관찰하도록 했다그 결과 지능이 높다고 알려진 학생들은 자신들의 지능 수준에 걸맞게 우수한 학습 성적을 보였다여기서 문제는 이 학생들이 실제로는 지능이 평범한 학생들이었다는 점이다똑똑한 인재처럼 대우를 받자 성적이 기대치만큼 향상된 것이다.
  
키가 큰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더 똑똑한 데에는 이러한 점 역시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만약 여러분이 어릴 때부터 키가 컸다면사람들은 여러분을 실제보다 좀 더 성숙한 사람으로 여기고좀 더 어른스러운 대화를 했을 것이다그리고 아직 발달 중이었던 여러분의 뇌는 이러한 기대치에 순응한다어떤 경우든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한 건 분명하다
  
키와 지능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여러 가지 가설은 많다이들은 모두 맞을 수도 있고아니면 모두 틀렸을 수도 있다혹은 진실은 이 두 가지 극단적인 가설의 중간 어디쯤에 있을 수도 있다이는 결국 고유의 본성인가아니면 양육의 결과인가’ 논쟁의 또 다른 사례다.

* 본 포스트는 《뇌 이야기-엄청나게 똑똑하고 아주 가끔 엉뚱한》 중 'Part 4-05'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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