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딸과 중고서점 방문하기.

그림책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면.

by 말선생님

오래간만에 온이와 함께 중고서점에 들렀다. 작년 이맘 때 들린 이후로 온이와 함께 온 것은 처음이었다. 아기띠에 올라와 있던 아이는 이제 걸어다니다 못해 관심있는 책을 꺼내기도 하고 집에 있는 책을 찾아내기도 했다.


<달님안녕> 집에 있는거야!


온이가 돌이 되기 전, 아이에게 그림책 육아를 시작해보겠다고 마음 먹고 친정엄마에게 아이를 맡기고 처음 중고서점에 왔던 내 모습이 생각났다. 당시는 '초점책, 사물인지 책, 생활동화...' 이런 구분을 나 조차도 전혀 모르고 있었고 그림책 관련 책을 보며 어떤 책이 유명한지에 따라 그림책을 선택하려고 했던 것 같다. 아이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는 연령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림책을 고르는 기준은 아이마다 다르다. 연령대마다 아이들이 소화시킬 수 있는 틀에 대해서 그림책에 대해 소개하는 여러 책에 안내되어 있기는 하지만 결국 그 그림책을 소화시키는 것은 책을 읽는 아이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나름 유명한 스테디셀러(예 : 달님안녕, 두드려보아요, 사과가 쿵 등)들을 몇 권 사서 아이에게 제시한 후에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사물 혹은 의성어/의태어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해당 작가의 책을 비슷한 그림체 안에서 선택하고 아이에게 보여주면 아이가 크게 거부하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그림책 육아에 있어서 가장 좋은 장소 또한 서점이다. 중고서점, 대형서점, 그림책방. 요즘 책방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거의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와 함꼐 그림책을 보는 것이 눈치가 보이는 경우는 크게 없을 것이다. 아이가 주어진 규칙을 지키도록 안내해야 하는 엄마의 과제가 주어지지만.




온이가 집에 있는 그림책들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원하는 그림책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뿌듯하기도 하고 입을 가리고 있는 마스크가 안쓰러웠다. 나의 그림책 육아는 어느 지점에 와있는지 점검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아이를 끼워맞추며 양육하는 것은 아닌지 때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림책 육아에 있어서는 아기띠 위에서 그림책을 가리키고, 이제 재빠르게 걸어와 자신이 원하는 그림책을 꺼내는 온이의 모습을 보니 온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후에도 사교육이나 조기교육 기관을 탐방하는 시간보다는 온이와 함께 서점에 오는 시간이 더 많기를. 나 스스로에게도 다시 다짐을 해본다. 이 글을 1년, 2년, 그리고 3년 뒤에 다시 꺼내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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