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의 마음으로 책을 사랑하기.
책 읽기가 유익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독서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부모가 책을 가장 많이 읽어주는 시기는 당연코 영유아 시기이고 초등학교 시기에는 살짝 그래프 곡선이 내려오다가 청소년기에는 바닥으로 향한다고 한다.
요즘은 각 서점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책 소개나 작가 강연이 오픈되고 있어서 책이 우리 삶에 더 가까워진 듯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친구들에게 책은 여전히 어려운 존재인 것 같다(물론, 이 또한 모든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이 그러하지는 않다).
이전에 초등학교 4학년 친구와 수업을 하다가 질문을 해보았다. "너는 책이 왜 싫어? 글자가 많아서?" "아니요. 재미없어요, 그냥." "음, 그렇구나. 그럼 뭐가 젤 재미있어?" "저요? 게임이요. 핸드폰 게임."
이 친구의 가정을 판단할 의도는 아니지만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가정에서 책을 읽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지 않는 경우도 많다. 맞벌이, 바쁜 집안일, 자녀의 가정 지도로 인하여 어쩌면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은 사치라고 느껴지실지도 모르겠다.
책 읽기를 거부하는 친구들에게 내가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은 책 읽기에 대한 어떠한 방법을 안내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도 책을 좋아해."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홈쇼핑 쇼호스트는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제품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 제품에 대한 1호팬의 마음이 아니고서는 절대 그 제품에 대해 화려한 미사어구와 리액션으로 방송을 할 수 없다. 방송을 보는 소비자들은 의도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책 또한 그러한 것 같다. 읽어주는 사람이 그 책을 아끼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듣는 사람에게 그 마음이 전달될 리 없다. 그림책을 읽어줄 때에도 "이 책 내가 어제 샀는데. 진짜 재미있어! 같이 읽어볼래?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이 될 것 같아." 이렇게 시작을 할 때와 "오늘은 이 그림책을 읽어야 돼. 도움이 많이 될 거야." 이렇게 시작을 할 때의 차이는 분명하다.
가정에서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쉽지 않지만, TV를 잠시 끄고 책 읽기를 먼저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하루 중 일정하게 책 읽는 시간을 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녁 먹은 후 7시~8시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책 읽는 시간으로 정해 보는 것이다. 진부하고 교과서적인 방법이지만 이 시간들이 쌓이다 보면 자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에 튼튼한 주춧돌이 되어줄 것이다.
중고등학생 때 각종 문학작품을 단지 수능을 위해 만나지 않았더라면 조금 더 작가의 의도와 문학 그 자체에 빠져들 수 있었을 텐데. 나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뒤늦게 시골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해서 다른 친구들을 쫒아가느라 바빴던 것 같다. 2-3년 안에 문학, 비문학, 고전 지문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꼭 수능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책은 이러한 팬데믹 시대에 많은 것들을 줄 수 있다. 미디어에 지친 아이들에게 종이책의 냄새를 느끼고 책장을 넘길 때의 마음가짐을 바로 잡는 것 자체로 소중한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