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으로 배우는 세상.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윤여림, 위즈덤하우스.

by 말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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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는 온이가 24개월도 되기 전이었다. 책 소개 유튜브 채널에서 알게 되었는데, 여느 워킹맘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내용이 공감이 되기는 했지만 일주일에 두 번만 출근한다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나는 최선을 다 하는 엄마, 신경 많이 써주는 엄마가 되는 것만 같았다.


아이가 36개월이 되어서 만난 이 책은 불과 1년 만에 먹먹함을 전해주었다. 아이와 엄마가 진한 포옹을 하고 있는 표지만 보아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몰려온다. 서로가 서로를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간절했을까? 하지만, 책은 슬픔만을 전하지 않는다. 씩씩하게, 서로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서로가 성장하는 것 또한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엄마가 되면 지긋지긋한 입덧에서 졸업하는 것만으로도 좋을 줄 알았는데(나는 막달까지 입덧이 정말 심했다), 그것은 정말 시작에 불과했다. 매 순간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열리는 하나의 관문은 때로는 당황스러운, 때로는 보람, 그리고 '포기'를 알려주었다. 아이도, 심지어 신랑조차 알지 못하는 포기 과정으로 인해 단련되기도 하고 둘째를 임신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남기기도 한다.


그러한 고군분투 속에서 그림책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중고서점 냄새로 마음의 답답함이 해소되는 것처럼 느껴보기도 하고 그림책을 좋아하는 내 모습이 전혀 유치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선배 선생님들도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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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늘 갈등이 존재하지만, 그림책은 그래도 나는 꽤나 잘하고 있다고 잔잔하게 위로를 건네주었다. 아이가 커갈수록 오히려 집 밖에서 겪게 되는 갈등이 많아지는데 그 갈등 또한 잘 해결해갈 수 있을 거라고 책, 그리고 작가가 위로를 전해주는 것 같다.


사람들과 관계를 하면서 도무지 이해를 하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때로는 나를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 때도 있고 이 마음으로 인해 죄책감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러한 마음으로 아이를 마주하면 선한 것이 흘러가지 못하고 결국 가장 연약한 아이에게 짜증의 화살을 쏘아버리게 된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림책 속 세상은 더욱 많은 일들이 펼쳐진다. 화가 나서 바다를 보며 달려가기도 하고(쏘피가 정말 정말 화나면), 마음속에 쿵쿵이가 누군가와의 소통을 막아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쿵쿵이와 나).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엄마의 감정을 조심스럽게 전달하면 어느새 아이는 엄마를 안아준다. 버릇처럼 "엄마, 사랑해." 전하는 말일지 모르겠지만 그 말에 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을 할 때도, 공부를 할 때도, 그 말에 의해 힘을 얻는다.


세상에 완전한 내 편은 없다. 마음을 다 주었다고 생각한 상대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순간도 찾아오고, 또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기 위해 상대를 찾을 때도 다가온다. 그럴 때에는, 유치하지만 유치하지 않은 방법 중 하나! 그림책을 추천하고 싶다. 아이도 나도, 세상을 살아갈 힘을 주고받을 수 있는 끈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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