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입학 이틀만에, 가정보육.

아이는 나중에 이 시기를 어떻게 기억할까.

by 말선생님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한 지 2일만에 가정보육을 맞이했다. 입학식 이후로 유치원 놀이를 하며 새로운 친구들 이름을 나열하고, 선생님의 모습을 재연해내던 아이의 모습을 보며 기특한 마음이 컸는데. 시국이 너무 혼란스러워져서 이제는 소아과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목 상태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아이가 가정어린이집에 다닐 때는 가정보육을 선택했을 때, '배움'의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았다. 가정 어린이집은 보육이 가장 큰 목적이고,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많은 것을 배워오기는 했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방문 프로그램은 거의 진행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유치원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진행되는 여러가지 프로그램들, 또래들과의 첫 시작, 3월에만 느낄 수 있는 설레는 마음을 아이들은 '오미크론'의 덫 때문에 하나둘씩 놓쳐가고 있다. 자가진단 키트를 보면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 마스크가 일상이 되었지만 답답함을 표현하기 어려운 아이, 격리 기간 중에 졸업을 하게 되어서 작별인사를 나누지 못한 아이들까지.


나의 유치원 시절을 생각하면 감기에 걸렸을 때 마스크를 잠시 착용하긴 했지만 동네에서 친구들, 동생들과 놀았던 기억이 가장 선명하게 떠오른다. 유치원 사진을 인화해서 가끔 봐와서 그럴 수도 있지만, 뚱뚱한 tv속에서 엘모와 함께 abc 노래를 배우던 장면, 한복을 입고 예절교육을 했던 장면, 재롱잔치를 했던 장면, 여름에 캠프를 갔던 장면들이 그래도 조금씩은 <유치원 시절>의 서랍장에서 기억으로 조금씩 자리잡고 있다.



학습의 기회가 단절되고, 언어재활사 입장에서 발음지도를 할 때에는 총체적 난국이 따로 없는 이 시기. 직업적으로 생각하면 이 시기에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지만, 학습 기회의 단절이나 정확한 발음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쩌면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면서 겪게될 다양한 이벤트들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스펀지를 기르는 것은 아닐까.


가정 어린이집을 지나 유치원에 오니 또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아, 그래서 초등학교 학부모님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셨구나!수험생 부모님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셨구나!' 이 시기가 부디 탈없이 지나가기를. 무엇보다 양육자분들(나를 포함)의 마음이 지치지 않으시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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