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 화가 나서 그랬어!

가정보육에 지친 부모님들을 위한 책(물론, 아이들도!).

by 말선생님

맘대로 해!

"싫어."


"어제 사온 예쁜 옷 입고 유치원 갈까?"

"싫어."


"그럼 이 바지 입고 가볼까?"

"싫어."


"아! 그럼 네 엄마한테 말 시키지도 마!"

"싫어! 말 시킬 거야!"





어느 집이나 아이가 4-5살을 지나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대화다. 미운 다섯 살을 넘어 요즘은 더 심한 수식어를 붙인다고 하는데. 아이를 키우다 보면 공감할 수 있다. 20대 미혼 시절에나 남자 친구와 카페 데이트를 할 때 옆 자리 아이가 장난을 치면 웃으면서 넘길 수 있지만 나의 아이의 이야기가 되면 반응은 180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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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서 그랬어!>의 주인공 벨라 역시 여느 집 다섯 살 무렵의 아이다. 벨라의 어린 동생은 마치 벨라의 화를 더 크게 만드는 자극제를 담당하는 듯하다. 온이는 아직 외동이지만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동생을 만지기만 해도 엄마의 눈엔 괴롭힘으로 보이던 때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온이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주인공이 화가 나고 부모님께 떼를 쓰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주인공이 대신해준다고 여기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고 했는데, 벨라 또한 아이들에게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림책 속 동생의 모습은 그림만 보아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엽다. 동생이 없는 온이와 같은 아이도 '내가 동생이 있었다면' 상상을 해볼 수 있게 할 정도로. 마지막 장면을 보면 그러한 마음이 더욱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해본다.





요즘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화가 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된지는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불과 10년 전, 15년 전만 하더라도 나는 대학 캠퍼스 안에서 화를 내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보고, 화를 내는 감정은 형제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혹 내가 연단이 덜 되어서라고 배웠으니까.


아이들은 화가 나는 감정을 처음 접했을 때 스스로도 당황해하는 것 같다. 36개월 미만까지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물건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지만 36개월을 지나고, 4세, 5세가 되어갈수록 나 자신과 주변의 반응을 살펴보는 능력이 점점 성장해간다.




아이와의 말싸움 아닌 말싸움으로 서로 진이 빠진 상황에서는 그림책을 읽거나 읽고 난 후에 질문을 하고 답을 하는 것이 서로에게 어려울 수 있다. 아이도 엄마도 마음의 진정을 조금 찾은 뒤, 그림책을 읽어보자. 그리고 아이가 표정으로 '이거 나랑 똑같네!' 이렇게 말해줄 때, 다음의 질문을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뜻하지 않은 가정보육, 기관의 휴원으로 인해 양육자들의 스트레스가 더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육아 프로그램은 아니었는데 부부 관계 전문가가 나오는 프로를 보게 되었다. 전문가는 남편의 행동, 부모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을 때는 '그 나이 때는 그럴 수 있다.', '지금은 그런 시기이다.'라고 생각하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우리 집 아이만 이러한 '싫어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여느 집 아이도 이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심호흡을 해본다. 예측하지 못했던 가정보육. 이제 겨우 이틀이 지나갔는데. 내일은 어떤 그림책을 읽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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