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도 5년 차, 여전히 새로워라.
명함을 새로 제작했다. 나만의 명함을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때는 2021년 2월이었는데, 불과 14개월 만에 다시 제작하게 되었다. 1년 전에는 디자이너분께 의뢰를 했는데, 이번엔 그림 외에 정렬이나 문구는 모두 내가 제작했다.
"명함"
누구에게나 명함은, 특히,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정말 작은 종이일 뿐인데. 명함은 타인의 것도 나의 것도 힘이 정말 크다고 느꼈다. 내 인생에서 처음 명함을 받았던 기관은 정규직이 아닌 석사 때였고, 당시에도 프리랜서 신분이었다. 명함으로 인해 소속감을 갖기 시작했던 걸까. 그 직장에서 풀타임으로 2년을 더 근무하고 나의 20대 후반을 쏟았다.
그 영향 때문일까. 정규직 자리를 마다하고, 임신을 하고 아이를 출산하면서 명함에 대한 로망이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출산을 하고 오래간만에 외출을 했을 때 느꼈던 첫 감정은? 커피를 자유롭게 마시는 직장인들에게 갖는 부러움이었다. 커피를 자유롭게 마실 수 있어서 부러웠던 것도 있지만 그들의 목에 걸린 사원증이 부러웠다. 한 때는 족쇠처럼 느껴졌던 사원증을 그리워하고 있는 내 모습이 처량했다.
아이 돌 이전에 문화센터는 유일하게 주어진 '타당한 외출' 시간이었다. 아이를 아기띠에 매고 택시에서 내려서 정신없이 다니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눈에 들어왔던 것도 사원증과 명함이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사원증을 걸고 다녔을 때는 당장이라도 내려놓고 싶었는데. 사람의 마음이란 참 간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도 늘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내 이름을 건 치료실의 오픈을 망설여왔는지도 모른다. 아직 오픈을 할 여유는 되지 않지만 이제는 더 이상 정규직이라는 타이틀이 부럽지만은 않다. 지금의 나 자신도, 나의 삶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된다.
(조직생활에 신경을 쓰기엔 현재는 아이에게 쏟아내야 할 에너지와의 분배를 균형 있게 해낼 자신이 없다. 조직에 민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또 읽고 싶어요'는 아이들에게도 나누어줄 스티커를 제작할 때 사용할 일러스트다. 그동안의 브랜딩은 나를 위한 문구나 일러스트로 제작을 했었는데 이제는 아이들도, 부모님들께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이번 주는 감사한 일이 많았다. 아직 어떠한 소식이 전해질지 모르지만 출판사와 미팅을 했고, 올해 첫 외부 강의 의뢰를 받았다. 당장에 풍성한 열매를 맺지는 못하더라도 나의 밭을 꾸려나가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Z세대이고 싶은 MZ세대는 아닐지. 나 개인의 성장이 먼저 되어야 속한 조직 또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