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24개월 무렵으로 돌아간다면?
Q) "지금부터 가상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다시, 아이가 24개월 무렵으로 돌아간다면 아이에게 무엇을 더 해줄 것 같나요? 혹은, 이것만은 안해줄 것 같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나요?"
A) 먼저, 앞으로 일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덜 가질 것 같습니다. 평생 육아만 하며 살아야 할 것 같고, 나의 커리어는 이제 물 건너갔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는 이제 어렵겠다. 이러한 생각을 덜 하려고 노력할 거예요.
그 생각을 하는 대신에, 조금은 행복한 미래를 그려볼 것 같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엄마로서도 커리어를 쌓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볼 것 같아요. 꿈꾼다고 해서, 상상한다고 해서,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꿈을 그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 돌아보면 나의 상상보다 더 불행한 일은 극히 드물게 이루어졌더라고요.
이게 참, 무엇을 더 한다, 안한다 이렇게 나누기가 애매한데. 그 가운데 더 해주고 싶은게 있다면, 아이를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보는 시선을 주고 싶어요. 앞에 맥락과도 연결되는데요. 아이가 저지레를 한다고 해서, 말이 조금 늦다고 해서, 발달이 또래보다 빠르지 않다고 해서, 그 과업을 평생 가지고 가는건 아니더라고요.
아이가 발달하면서 어떤 시기와 맞물려 말이 트일 수도 있고, 아이의 저지레가 자연스레 주변 환경에 따라 빈도가 줄어들 수도 있었는데. 매일의 삶이 바쁘다보니 아이를 그 하루 안에 몰아넣었던 것은 아닐까 되돌아보게 됩니다. 30대, 40대의 어른도 행동 하나로 과거와 미래를 단정지을 수 없는데. 24-36개월의 아이의 행동하나로 아이를 판단의 틀에 가두었던 과거를 반성합니다.
저희 아이는 언어발달이 36개월 무렵까지는 빠른 편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늦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곤 했지요. 배변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 변기에 소변을 본 날,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박수세례를 받을 정도였으니까요. 대변을 가리지 못하는 48개월 아이를 보며, 얼마나 많은 온라인 상담 기관에 문을 두드렸다가 말았다가를 반복했는지 몰라요.
때가 되면 하는 영역이 있는데, 그 안에는 물론, 부모의 촉진이 먼저되어야 합니다. 촉진의 양을 어떻게 측정하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게 모든 발달 전문가와 양육자들의 과제가 아닐까요? 아이에게 부모로서 최선의 촉진을 다해주었다면, 조금은 기다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질 것 같습니다. 걱정하는 눈빛과 확인하려는 질문대신, 아이에게 애정을 전하는 말 한 마디를 더 건내주고 싶어요.
그렇다고, 지금 상황에서 둘째를 생각할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유아기인 7살을 지나고 있는 7년차 엄마지만, 다시 24-36개월 아이를 키운다면. 이 세가지를 더하거나 덜 하고 싶은 마음에 기록한 거예요. 아, 이 이야기를 놓쳤군요!
다시 돌아간다고 하면, 맘카페 속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는 마음은 최대한 거리를 두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각종 전집이나 교구를 추천하는 광고보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싶네요.